롤렉스 사겠다더니 갑자기 줄행랑…일당 3명 징역형

[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 박진형 기자] 롤렉스 시계를 차려다 수갑을 찼다.

사기죄로 부산구치소에서 살다가 나온 A씨(25)는 이번엔 절도 범행을 모의했다.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귀금속 거래가 자주 이뤄지고 있는 점에 착안해 계획을 세웠다.

망 볼 사람, 훔칠 사람, 운전할 사람. 역할을 각각 나눴다. 공범은 총 3명이고 주범인 A씨는 누범기간 중이라 걸리면 가중처벌을 받을 처지지만 개의치 않았다.

범행 당일인 지난 4월 20일 서울 중구의 한 아파트 앞 노상 주변에서 미리 준비한 렌트카 안에서 A와 B(23)씨는 주변 동향을 살폈다.

차에서 내린 C(23)씨는 2000만원 상당의 롤렉스 시계 1개를 구매하겠다고 미리 연락을 주고받은 거래 상대방에게 다가갔다. 시계를 건네 받고 눈치를 살피다가 피해자가 방심한 틈을 노려 차량 쪽으로 냅다 줄행랑을 쳤다.

치밀한 계획을 세웠지만 실패했다. 급히 도망가는 바람에 시계를 바닥에 떨어뜨린 것이다. 운전면허도 없는 A씨가 급히 액셀을 밟고 현장을 떠났다.

이들은 이런 방법으로 총 4회에 걸쳐 2700만원 상당의 금품을 갈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와 B씨는 징역 1년 6월에, C씨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에 각각 처해졌다.

광주지법 형사8단독 박상수 판사는 "조직적으로 범행을 분담해 여러 차례에 걸쳐 고가의 귀금속을 절취하거나 미수에 그친 것으로 그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 중 B씨는 공문서 위조 혐의도 받는다.

그는 경북 포항시 북구의 한 횟집을 찾아가 사장에게 가짜로 꾸민 제주지방경찰청장 명의의 공문서를 보여주며 "벌금을 내야 하는데 돈을 빌려달라"고 속였다.

문서는 '폭행 및 주거침입 처분결정서'였고 청장의 직인처럼 생긴 인영 이미지도 삽입됐다.

그는 "종업원으로 열심히 일을 해서 매월 100만 원씩 갚겠다"고 설득했고, 수백만 원을 챙겼다. 실제로 납부할 벌금은 없었고, 빚 돌려막기에 사용했다. 이같은 수법으로 5회에 걸쳐 총 750만원을 가로챘다.

재판부는 "공문서위조 등으로 수사와 재판이 계속 중임에도 자숙하지 않고 특수절도 범행까지 저질렀다"며 "공문서위조 등을 통한 사기 범행의 경우 금액이 크지 않고 일부 피해가 회복됐지만,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도 못해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호남취재본부 박진형 기자 bless4ya@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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