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후보 지낸 공화당 거물 밥 돌 별세

▲밥 돌 전 공화당 상원의원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미 공화당 대통령 후보를 지낸 거물 정치인 밥 돌 전 상원의원이 5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98세.

이날 CNN, CNBC 등에 따르면 돌 전 의원은 지난 2월 폐암 4기 판정을 받았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돌 전 의원은 1923년 캔자스 주에서 태어났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의사를 꿈꾸던 돌 전 의원은 1942년 예비군에 등록해 이듬해 현역 군인으로 소집됐다.

1945년 이탈리아에서 동료 병사를 안전한 곳으로 옮기려다 오른팔이 영구 불능이 됐고, 왼팔은 최소한 기능만 할 정도로 심각한 상처를 입어 죽을 고비를 넘기고 3년 넘게 병원 치료를 받았다.

이러한 경험으로 돌 전 의원은 2차 세계대전 참전 용사들의 상징적 존재로 여겨진다. 정치 은퇴 후에는 참전용사와 전몰 장병 추모사업에 큰 관심을 쏟았다.

1951년 캔자스 주의회 하원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돌 전 의원은 1961년부터 네 차례 연방 하원의원을 지냈다. 또 1969년부터 1996년까지 캔자스주를 대표하는 연방 상원의원을 맡았다.

1985년부터 1996년까지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를 맡아 사회보장 개혁, 장애인법 등 굵직한 입법을 추진하며 초당적 협력을 끌어내는 협상력을 인정받았다. 삭막한 정치권에서 유머와 위트 넘치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도 각인돼 있다.

공화당 원내대표를 맡고 있던 1993년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1차 북핵 위기가 발생하자 클린턴 행정부의 대북 협상 전략을 비판하며 북한의 핵 미보유 확인, 핵 계획 중단 때까지 북한에 경제 지원을 하면 안 된다는 강경론을 보이기도 했다.

다만 대통령 선거에서는 운이 따라주지 않았다. 1980년과 1988년 공화당의 당내 경선 문턱을 넘지 못했고, 1996년에는 공화당 대선 후보가 됐지만 재선 도전에 나선 민주당 클린턴 당시 대통령에게 무릎을 꿇었다. 앞서 1976년에는 제럴드 포드 대통령의 부통령 후보로 러닝메이트가 됐지만 고배를 마셨다.

24년간 상원에서 한솥밥을 먹은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월 돌 전 의원의 폐암 소식이 알려지자 병문안을 하는 등 초당적 우정을 발휘하기도 했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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