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경제 침체 진입 '코로나19보다 물가가 문제'

3분기 GDP 전기比 0.1% 줄어 2개 분기 연속 감소

[사진 제공= EPA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브라질의 국내총생산(GDP)이 2개 분기 연속 전기대비 감소를 기록해 브라질 경제가 기술적 침체에 빠졌다고 주요 외신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상 2개 분기 GDP가 줄면 경기 침체에 빠진 것으로 간주한다.

브라질 정부는 이날 3분기 GDP가 전년동기대비 4% 증가했지만 전기 대비로는 0.1% 줄었다고 밝혔다. 브라질 GDP는 2분기에도 전기 대비 0.4% 줄었다.

전례없는 가뭄의 영향으로 3분기 농업 생산이 8% 줄고 수출도 9.8% 감소해 GDP에 악재가 됐다.

상파울루 소재 로거스 캐피털의 마우리시오 모론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브라질 경제가 침체에 빠졌다"며 "브라질 경제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지만 이후 성장하지 못 했고 성장할 조짐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브라질 경제는 빠르게 코로나19 국면에서 벗어났다. 올해 1분기에 이미 GDP가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되기 전인 2019년 4분기 수준을 회복했다. 하지만 이후 2개 분기 연속 GDP가 줄었다.

대선이 치러지는 내년에는 역성장 전망도 나온다.

브라질 정부는 최근 올해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5.3%에서 5.1%로, 내년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2.5%에서 2.1%로 낮췄다. 하지만 금융시장에서는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4.8%에 그치고 내년에는 거의 성장하지 못할 것이라는게 금융시장의 전망이다. 크레디트 스위스와 브라질 최대 은행인 이타우 우니방코는 내년 브라질 GDP가 되레 0.5%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XP 자산운용의 페르난도 젠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브라질 경제의 문제는 코로나19가 아니라 물가"라고 지적했다.

브라질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1%에 육박한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물가 억제를 위해 지난달 27일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5%포인트나 인상했다. 인상폭은 20년 만에 가장 컸다.

젠타 이코노미스트는 "물가가 오르는 이유는 내부적으로 환율과 재정 불확실성 때문이지만 외부에서 인플레이션을 수입하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현재 7.75%인 브라질의 기준금리가 연말까지 9.25%로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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