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김정태'는…하나금융 차기주자 찾기 고심

김정태 회장 내년 3월 임기 만료
함영주·지성규·박성호 등 후보 거론

[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금융권이 12월부터 최고경영자(CEO) 인사 시즌에 들어가는 가운데 5대 금융지주 회장 중 유일하게 임기가 끝나는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후임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김 회장이 하나금융 지배구조 내규 상 이사의 재임 연령 제한에 걸리는 데다 최근 연임을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힌 만큼 10년 만에 새로운 인물이 하나금융을 이끌 가능성이 높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늦어도 다음달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구성,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3월 정기 주주총회 한 달 전에는 최종후보군(숏 리스트)을 추려야 해서다. 이후 회추위는 그룹에서 관리하고 있는 회장 후보들을 포함, 후보자군(롱 리스트)을 선정하고 심층 인터뷰 등을 거쳐 최종 후보를 확정, 주총에서 의결을 통해 선출한다. 내년 1월에는 ‘포스트 김정태’의 윤곽이 드러나는 것. 10년 만에 김정태 시대를 마무리한 뒤 새로운 수장을 맞게 되는 셈이다.

김 회장의 경우 이미 4연임을 한 데다 재임 연령제한(만 70세)에도 걸려 용퇴에 무게가 실린다. 김 회장 본인도 ‘연임할 의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남은 변수가 많지만 금융권에서는 하나금융의 차기 회장 후보군으로 함영주 부회장과 지성규 부회장, 박성호 하나은행장을 꼽고 있다.

함 부회장은 2015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 이후 초대 행장에 취임해 두 조직의 화합을 진두지휘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또 당시 1조원 대였던 하나은행의 당기순이익을 1년만에 2조원대로 끌어올린 실력도 강점이다. 최근 법률 리스크를 어느 정도 해소했다는 점도 주목도를 올리는 요인이다. 그는 채용 관련 재판과 해외 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F)관련 행정 소송을 진행 중이다. 올 8월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이 DLF 관련 징계 취소 소송 1심에서 승소했고,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채용 비리와 관련한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다. 이 때문에 함 부회장의 재판 결과도 긍정적으로 보는 관측이 많다.

지 부회장은 중국에서 20년을 지낸 ‘해외통’으로 정평이 나있다. 하나은행장 재임 시절에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인 하나원큐 개편을 통해 은행권에서는 처음으로 얼굴 인증 서비스와 대환 대출 서비스를 도입, 디지털 강화를 주도했다. 은행장 임기 초부터 데이터 정보회사로의 전환을 목표로 삼았으며, 올해부터는 그룹 디지털 부회장 직에 올라 그룹의 디지털 전략을 챙기고 있다. 글로벌과 디지털은 하나금융의 차기 과제로 꼽히고 있어 지 부회장에 대한 기대도 높은 상황이다.

박 행장은 올해 초 회추위에서 숏 리스트에 이름을 올려 주목받았다. 박 행장은 하나금융 IT전문 관계사인 하나금융티아이 대표를 지낸 ‘디지털통’이다. 인도네시아 하나은행장을 지내는 등 해외 경험도 풍부하다. 다만 올해 하나은행장으로 선임이 됐기 때문에 남은 임기를 지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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