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고발사주' 혐의 손준성 구속영장 또 기각… 난관 봉착한 공수처(상보)

“구속 사유와 필요성·상당성 소명 부족”

고발사주 의혹 사건의 핵심 당사자로 지목된 손준성 검사(전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가 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두 번째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된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재청구한 손준성 전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3일 법원에서 다시 기각됐다.

공수처의 보강 수사에도 불구하고 이번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 손 전 정책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또 다시 기각됨에 따라 공수처의 '부실 수사' 논란이 다시 불거질 전망이다.

손 전 정책관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맡은 서보민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새벽 0시12분께 손 전 정책관에 대해 공수처가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서 부장판사는 "피의자의 방어권 보장이 필요한 것으로 보이는 반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상당성에 대한 소명이 충분하지 않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손 전 정책관은 지난해 4월 부하 검사들에게 여권 인사들을 고발하는 고발장을 작성하라고 지시하고 이를 당시 미래통합당 총선 후보였던 김웅 국민의힘 의원에게 전달해 고발을 사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한 차례 손 전 정책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에서 기각 당한 공수처는 지난달 30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공무상 비밀누설,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공직선거법 위반, 형사절차전자화법 위반 등 혐의로 손 전 정책관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

공수처의 영장 재청구에 대해 손 전 정책관 측은 "여당 의원들의 재고발이 있자, 영장 기각 후 특별한 사정변경이 없음에도 영장을 재청구해, 본건 수사가 정치적 목적을 갖고 있음을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날 오전에 열린 영장실질심사에서 주임 검사인 여운국 차장 등 공수처 검사들과 손 검사 양측은 각각 1시간가량의 소명 시간을 가진 뒤 공방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손 전 정책관 측은 공수처의 수사 절차상 위법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장을 재청구하며 공수처는 1차 영장 청구 때와 달리 손 전 정책관의 지시를 받고 고발장을 작성한 검사들을 특정했다.

1차 영장 청구 당시 공수처는 손 전 정책관과 공모한 상급자나 고발장 작성자를 특정하지 못하고 성명불상자로 기재했다. 손 전 정책관에 대해 공수처가 첫 번째로 청구한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맡았던 이세창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도주나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구속의 필요성과 상당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영장을 기각한 바 있다.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csj0404@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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