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영상]'아이고 이를 어쩌냐' 을지로 맛집 '양미옥' 전소…80여명 대피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윤진근 PD, 임혜원 인턴PD] "연말 약속은 다 취소해야겠네요."

서울 중구 을지로3가에 있는 양곱창 전문점 '양미옥'에서 23일 화재가 발생해 소방당국이 진화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50분께 양미옥에서 불이 나 7시간 동안 계속되면서 손님과 종업원 등 80여 명이 대피하는 등 큰 혼란이 빚어졌다.

소방당국은 즉시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소방인력 167명과 소방차 등 42대를 동원해 진화에 나섰다. 인명피해는 없었으며 양미옥 1·2층이 모두 불에 타고 인접 건물 2층에도 옮겨붙어 전소했다.

지난 1992년 을지로 거리에 개업한 '양미옥'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자주 찾은 단골집으로도 유명하다. 식당 입구 좌측에는 김 전 대통령과 부인 이희호 여사가 식당 관계자들과 함께 찍은 사진도 걸려 있다.

탁승호 양미옥 대표는 지난 2009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김 전 대통령은 한 달에 세 번 정도 가게를 찾았다"며 "오시면 늘 친근감 있게 대해주셨다. 경호상 문제 등으로 비교적 한가한 일요일 점심때 주로 방문하셨다"고 김 전 대통령과의 일화를 전하기도 했다.

시민들은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40대 회사원 김 모 씨는 "직장 동료들과 가끔 찾았던 곳으로 맛집 하나를 잃은 것 같아서 좀 아쉽다"고 말했다.

또 다른 30대 직장인 박모씨는 "아무래도 가격이 좀 있으니 회사 선배들이 대접할 때 좀 얻어먹었는데, 곱창 맛으로는 이 집이 최고가 아닌가 싶다"면서 "그런데 이렇게 불타버렸으니, 사장님, 직원분들 상심이 클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로 29년째 영업을 이어오던 양미옥은 지난 2019년 이 지역 일대 재개발로 역사 속으로 사라질뻔하기도 했다. 하지만 양미옥을 포함한 몇몇 노포 상인들이 항의해 재개발은 무산됐고, 이후 양미옥은 '생활문화유산'으로 지정돼 보존 가치를 인정받았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윤진근 PD yoon@asiae.co.kr임혜원 인턴PD hw1216@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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