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주택 공급량 최고라는데…서울 집값은 왜

"멸실주택·가구수 증가 고려해야"

지난 14일 오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사진=연합뉴스>

집값이 오를 대로 올라 서민들의 주거불안이 최고조에 이른 가운데 정작 주택 공급량은 역대 최고 수준이라는 통계가 나와 의아함을 자아내고 있다. 의문을 풀기 위해서는 ‘멸실주택’과 ‘가구수’라는 변수를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2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최근 국회에 제출한 ’연도별 주택공급 물량 자료‘를 통해 문재인 정부 4년(2017∼2020년)간 서울의 연평균 주택 공급물량은 인허가 기준 7만4834가구, 착공 기준 7만7854가구, 준공 기준 7만6279가구라고 밝혔다.

이는 노무현 정부(인허가 6만5642가구, 착공 4만3685가구, 준공 5만2343가구)와 이명박 정부(인허가 6만5576가구, 착공 5만66가구, 준공 5만6202가구) 때보다 많은 수준이다. 박근혜 정부(인허가 7만9711가구, 착공 7만6513만가구, 준공 7만3604가구)와 비교해도 인허가 물량은 적지만 착공·준공 물량은 많다. 표면적으로만 보면 역대 정부와 비교해 주택공급물량이 오히려 더 많은 셈이다.

서울 집값 폭등의 주요 원인으로 공급 부족이 꼽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일견 이질적인 수치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멸실주택과 가구수 증가 등 주요 변수들을 고려하지 않아 나온 착시라고 말한다.

서울의 멸실주택 수는 이명박 정부 시기 연평균 1만8241가구, 박근혜 정부 2만7632가구, 문재인 정부 3만7788가구다. 준공물량에 멸실주택 가구수를 빼면 실제 주택공급량은 각각 3만7961가구, 4만5972가구, 3만8491가구로, 박근혜 정부가 문재인 정부보다 연평균 7500여가구 더 많다. 가팔라진 가구수 증가도 주택 수요를 견인했다. 통계청 인구총조사에 따르면 서울 가구수는 2018년 398만여가구에서 2019년 404만, 2020년 412만가구로 꾸준히 늘고 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현 상황에서 절대적인 주택 공급의 양을 늘려나가야 하는 정책적 방향은 바람직하다"면서도 "멸실주택과 가구수 증가를 고려한 장기적인 수요공급의 로드맵을 맞춰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노형욱 국토부 장관은 전날 국정감사에서 "정부는 지난해 ‘8·4 대책’과 올해 ‘2·4 대책’ 등을 통해 특히 도심에 주택공급을 확대하는 쪽으로 (공급정책 방향을) 잡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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