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도 설명못한 '韓 최저임금발 고용위기'…고용 줄어든 자영업자 소득도 4.3兆 감소

'최저임금 인상≠일자리 감소 실험
한은 자료 살펴보면 韓 현실과 달라

2018~2019년 최저임금 10%이상 올리니 소득 4조원 사라져
취업자 증가 1만명 밑도는 '고용참사'도 이때 발생

[세종=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영세자영업자 소득이 한 해 사이에 4조원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최저임금을 감당하지 못해 종업원을 자르거나 고용을 안 하고 영업하는 '나 홀로 사장'이 급증하면서 서비스 질이 나빠지고, 이로 인해 자영업자 소득이 줄어드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데이비드 카드 캘리포니아대 버클리 캠퍼스(UC버클리) 교수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고용격차가 크지 않다는 실증연구로 올해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하면서 최저임금 효과 논란이 국내 학계에서 재현됐는데, 한국의 현실은 미국과 다르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다.

21일 한국은행의 가계비법인기업(영세자영업자) 관련 자료에 따르면 영세자영업자의 영업이익과 급여를 합한 혼합소득은 2019년 62조6612억원으로, 문재인 정부 출범 첫해인 2017년 67조98억원보다 4조3486억원 줄었다. 특히 2018년(66조6458억원)과 비교하면 1년 만에 3조9846억원 급감해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11년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최저임금은 2017년 시간당 6470원에서 2018년 7530원으로 16.4% 인상된데 이어 2019년에는 10.9% 오르면서 8350원으로 뛰었다. 최저임금이 2년 새 30% 가까이 오르는 사이에 영세자영업자들의 혼합소득은 4조원 이상 감소한 것이다.

현 정부의 경제기조인 소득주도성장의 설계자로 알려진 홍장표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최근 국정감사에서 "절반의 성공"이라고 자평했다. 그러나 자영업자의 소득 감소는 최저임금 인상률과 깊은 관련이 있다는 게 국내 경제학자들의 분석이다.

한국경제학회장을 지낸 김경수 성균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자영업자가 최저임금을 감당할 수 없으니까 고용을 줄이면서 2018년 고용동향에 나온대로 취업자가 급감했다"고 했다. 실제 최저임금 인상으로 2018년 7~8월 고용이 1만명도 안되는 고용참사가 발생했다. 같은 기간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수도 미끄럼틀을 탔다. 매해 9월 기준 2018년 165만7000명에서 2019년 149만1000명 크게 감소했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2020년엔 133만2000명, 올해는128만4000명까지 떨어졌다.

김 교수는 "일례로 음식점의 경우 혼자서 재료 준비부터 서빙까지 모든 일을 해야 하는 사장들이 늘면서 서비스 질이 떨어지고 이런 원인들이 자영업자들의 혼합소득에 악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종=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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