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전력난 예고된 재앙…연안 8개省 석탄 재고 9.3일치

호주산 석탄 금지 이후 수급 불균형…전력 사용량↑ 석탄 공급량↓
인구 1억명 동북3성 직격탄…정전에 가스 누출 사고 등 사건사고 급증

[아시아경제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박병희 기자] '9월16일 현재 중국 광둥성 주요 발전소의 석탄 재고는 240만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 가까이 감소했다'.

중국 경제 전문 매체인 차이신이 28일 중국 석탄 부족 상황을 설명하며 보도한 내용이다. 차이신은 중국 신달증권 보고서를 인용, 23일 기준 중국 연안 8개 성(省)의 석탄 재고는 모두 1774만2000t으로 전주대비 8.68% 감소했다고 밝혔다. 석탄 재고 가용 일수는 고작 9.3일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차이신은 석탄 재고 물량은 중국 전체 석탄 수급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축소판이라면서 중국 석탄 수급 문제가 단기간 해결되기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는 지난 7월 국가 전력 부족 현상을 사전에 인지하고 원자력 발전소 추가 건설, 석탄 확대 생산 등 에너지 공급 확대 방안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제 함정 스스로 판 중국 = 환구시보는 호주 석탄 수입 금지가 중국 전력난을 일으켰다는 해외 언론보도에 대해 '어불성설'이라면서 중국 전력 부족 현상은 전력 사용량 증가와 탄소 감축 정책이 맞물린 결과일 뿐이라고 28일 보도했다. 이 매체는 이어 호주산 석탄 금지 이후 인도네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미국에서 대체 석탄을 수입하고 있고, 수입 석탄은 중국 전체 소비량의 10%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차이신은 중국 국가에너지청 자료를 인용, 1월부터 8월까지 중국 전력 소비량은 5조4700 kWH로 전년 동기 대비 13.8% 급증했다고 전했다. 같은 기간 화력발전설비 가동시간은 전년 대비 9.53% 늘어난 2988시간에 달했다.

전력 소비량 증가는 석탄 소비량 증가를 의미한다. 중국석탄산업협회가 공개한 2021년 상반기 석탄 경제 운영 자료에 따르면 올해 중국 상반기 석탄 소비량은 전년대비 10.7% 증가한 21억t에 달했다. 같은 기간 중국 기업의 석탄 생산량은 19억5000만t으로 전년 동기 대비 6.4%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 기간 중국 석탄 수입량은 전년 동기 대비 19.7% 감소했다.

차이신은 중국은 지난해 10월부터 호주산 석탄 수입을 중단했고, 대체국에서 석탄을 수입하고 있지만 실제 석탄 수입량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력난은 석탄 공급이 수요에 못미치는 수급 불균형에 따른 결과라고 차이신은 지적했다.

◆중국 동북3성 1억명 정전 직격탄 = 차이신은 올 겨울 석탄 공급 상황이 심각하다면서 특히 중국 북쪽 지방인 동북 3성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차이신은 석탄 재고 부족으로 올겨울 심각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동북 3성 인구만 1억 명에 달해 이들이 올겨울 추위에 떨 수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 지도부가 가장 걱정하는 부분이다.

정전으로 인한 사건ㆍ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중국 CCTV는 지난 24일 갑작스러운 정전으로 랴오닝성 한 주조회사에서 배기가스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 직원 23명이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고 27일 보도했다.

선양에선 정전으로 휴대전화가 먹통이 됐고, 인터넷까지 중단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신호등이 꺼지면서 도로 마비 현상도 일어났고, 정전 당시 자동차 유리 문을 깨고 차내 귀중품을 훔치는 도난 사건도 발생했다고 중국 매체들은 전했다. 길림성에선 24일부터 26일까지 여러 차례 정전이 발생, 상점들이 일찍 문을 닫는 일도 발생했다.

차이신은 랴오닝성 화력발전소 관계자이 말을 인용, 발개위가 우선적으로 동북지역에 1000만t 이상의 석탄을 편성했다고 전했다. 차이신은 현재 중앙정부가 민생 중심으로 석탄 공급 계획을 수립중이라면서 최근 발개위가 석탄회사와 발전소가 중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도록 하는 중재 공문을 하달했다고 설명했다.

(사진=AP연합뉴스)

◆中 GDP 빨간불, 성장률 하향 잇따를 듯 = 중국 전력난 문제가 드러나면서 중국 올해 경제성장률 둔화를 경고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공장 가동이 원활하지 못해 생산이 줄고, 이는 경제 전반을 위축시킬 것이라는 분석이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중국 국제금융공사(CIC)는 전력 부족이 올해 3분기와 4분기 중국 경제성장률을 0.1∼0.5% 포인트 낮출 것이라고 경고했다. CIC는 전력난이 특히 단기적인 생산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며 9월 산업생산 증가율(전년동월대비)이 4∼4.5%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의 산업생산 증가율은 7월 6.4%, 8월 5.3%를 기록한 바 있다.

노무라 홀딩스도 이날 공개한 보고서에서 전력 부족에 따른 감산 조치로 이번 주 공개될 장쑤성, 저장성, 광둥성의 구매관리자지수(PMI)가 경기 위축을 의미하는 '50'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루 팅 노무라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전력난이 헝다그룹 유동성 문제에 가려 전력난이 가져올 충격은 시장이 무시하고 있다"면서 중국 경제성장률을 7.7%에서 더 낮출 수 있다고 경고했다.

모건스탠리도 현재 감산 추세가 지속되면서 4분기 GDP 증가율이 1% 포인트 가량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ascho@asiae.co.kr박병희 기자 nut@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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