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멕시코 제치고 美 석유수출 2위로 올라서...'美 석유시장 10% 장악'

美-러 대결구도에도 에너지 의존도 높아져
베네수엘라 제재, OPEC+ 원유 생산량 제한 여파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미국과 러시아간 대결구도가 심화되는 와중임에도 러시아가 미국 석유수입 시장에서 멕시코를 제치고 수출 2위 국가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석유수출국 협의체인 OPEC+의 원유 생산량 제한조치에 따라 중동국가들의 미국 수출이 줄어든데다 베네수엘라 제재 장기화 등 중남미 국가들의 석유수출도 감소하면서 러시아 석유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 에너지정보청(EIA)의 올해 5월 기준 미국 내 석유 수입시장 현황집계에 따르면 러시아산 석유는 미국 내 석유수입시장에서 10%를 차지해 캐나다(51%)에 이어 두번째로 수출량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의 석유수출량은 하루평균 84만4000배럴로 지난해 53만8000배럴 대비 56.8%나 급증했다.

미국과 러시아 관계 악화에도 러시아 석유의 미국 수출이 크게 늘어난 것은 미국 내 에너지수요가 폭증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로 지난해 억눌린 여행수요가 증가하고 여름철 무더위로 전력소모가 많아지면서 발전용 석유 수요도 크게 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이와함께 OPEC+의 산유량 제한조치로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주요 산유국들의 원유생산량이 줄어든 것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러시아도 OPEC+ 산유량 제한조치에 따르고 있지만, 러시아가 미국에 수출하는 물량은 대부분 준정제 중유로 제한조치가 적용되지 않고 있다.

미국 기업들도 정제와 가공이 쉬운 러시아산 중유를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린 라카니 라피돈에너지 수석 석유 분석가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산 석유는 중남미 국가들의 거친 원유보다 정제가 잘 돼있는 편"이라며 "베네수엘라산 석유가 미국정부의 제재와 품질문제로 수입이 크게 줄어들었고, 러시아산 석유가 대체하는 좋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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