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영매체의 엄포 한 마디에 휘청…中과 엉키는 게임株

세계 최대 규모·성장성 높은 中 게임시장에 대한 기대감 게임주에 반영
지난달 말부터 이어진 사교육 규제 연장선상 가능성

[아시아경제 공병선 기자] 게임주가 중국 관영매체의 엄포 한 마디에 흔들렸다. 이전부터 게임주와 중국 간 관계가 깊어지고 있어 향후 규제가 현실화될 경우 부진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오전 9시41분 기준 엔씨소프트는 전일 대비 1.23%(1만원) 하락한 80만1000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말 84만원대까지 올랐지만 이틀 동안 떨어지면서 80만원선이 위태롭다. 펄어비스, 카카오게임즈, 위메이드 등도 같은 기간 8.15%, 4.05%, 11.27% 급락했다.

중국 정부의 규제가 게임 산업까지 넓혀질 수 있다는 우려가 게임주 주가를 끌어내렸다. 전날 중국 관영 신화 통신 자매지 경제참고보는 중국의 학생들이 텐센트의 인기 게임 ‘왕자영요’에 중독되고 있다며 당국의 규제를 촉구했다. 게임을 정신적 아편에 비유하면서까지 강도 높은 비판도 쏟아냈다.

사실 국내 게임사들의 매출에서 중국 비중은 높지 않다. 중국의 자국 게임 산업 보호정책 때문이다. 중국 외 국가의 게임사들은 신규 게임 허가증(판호)을 발급 받아야만 중국에서 게임을 출시할 수 있다.

그럼에도 중국발 악재에 국내 게임주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세계 최대 규모이자 성장성이 큰 중국 게임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녹아 있기 때문이다. 국내 게임사들은 2016년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이후 한한령 때문에 중국 진출이 불가능했지만 규모가 47조원에 달하는 중국의 게임시장에 진출만 한다면 엄청난 이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 6월 펄어비스가 검은사막 온라인의 판호를 발급 받았을 때 이외 국내 게임주들도 중국 시장을 진출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주가가 급등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전날 관영매체의 보도로 중국의 게임시장 규제는 현실화 될 것이란 관측에 힘을 실었다. 최근 중국 정부가 단행한 사교육 시장 규제의 연장선상에 게임시장 규제가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23일 중국 정부는 예체능 외 교과목을 가르치는 사업체 설립을 금지하고 기존 업체는 모두 비영리기관으로 전환토록 했다.

게다가 중국 정부는 과거부터 게임시장을 벼르고 있어 실제 행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이미 청소년의 게임 이용시간을 제한하는 셧다운제를 운영하고 있음에도 중국 정부는 꾸준히 우려를 제기했다. 지난 3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교육분야 대표들 앞에서 "온라인 게임 중독 때문에 청소년들의 정신건강이 우려된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는 게임 산업을 국가 사업에 방해되는 분야로 인식할 수 있다"며 "규제 강도는 예상하기 어렵지만 투자자들이 꾸준히 주목해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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