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신평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 수익성 부담 요인'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중·저신용자 대출 확대가 카카오뱅크·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의 수익성 저하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지적이 나왔다.

박선지 나이스(NICE)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22일 오후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후 4년, 우리가 기대했던 것은 달성되었는가'를 주제로 e세미나를 열고 "금융당국의 권고로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 과제를 떠안은 인터넷전문은행의 수익성·건전성 악화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설립 취지였던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에 있어서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말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출(KCB기준 4~10등급) 비중은 12.1%로 은행 전체 24.2%에 비해 저조하다.

박 연구원은 중금리 대출확대를 위한 실질적 유인 부족, 차별화된 CSS(Credit Scoring Systim) 구축 지연 등을 인터넷전문은행이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늘리지 못한 배경으로 꼽았다.

이에 금융당국은 인터넷전문은행에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 관리를 주문했고,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2023년 말까지 중·저신용자 신용대출을 각각 30%, 32%로 늘리기로 했다.

9월 출범을 앞둔 토스뱅크는 올해 말 34.9%에서 2023년 말 44%까지 중·저신용자 대출을 늘리겠다는 공격적 목표를 제시했다.

박 연구원은 "토스뱅크의 이 같은 제시는 자체 구축한 신용평가시스템에 대한 자신감이 드러나는 대목이나 중·저신용자 대출을 늘리는 과정에서 상당기간 수익성 확보를 놓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인터넷전문은행 중에선 카카오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에 따른 리스크가 가장 낮다고 봤다.

박 연구원은 "12조원 이상의 고신용자 가계대출을 확보하고 있는 카카오뱅크의 경우 중·저신용자 대출 부실에 대한 대응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카카오뱅크의 자산규모는 광주은행을 추월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금융지주사의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이 현실화할 가능성도 언급했다.

박 연구원은 "금융지주사들은 최근 몇 년 간 투자와 경험을 통해 핀테크 장점을 흡수해왔다"며 "인터넷은행업에 진출했을 때 고유의 사업경쟁력을 바탕으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진입을 위해선 금융당국의 선결요건이 필요하고, 비대면 상품 개발 노하우 등을 습득해야 하는 만큼 단기간 내 진출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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