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프, EU-러 정상접촉 제안했지만 동유럽국가들 반대로 불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프랑스와 독일이 다른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을 상대로 EU-러시아 간 정상회의를 제안했지만 일부 동유럽 국가들의 반대로 불발됐다.

25일(현지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독일과 프랑스는 전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EU 정상회의가 열리기 전 EU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의 대화 재개 필요성을 제기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전날 EU 정상회의에서 "우리 이익을 방어하기 위해 대화가 필요하다"면서 "EU가 러시아와의 외교에서 선제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EU 정상회의에 앞서 독일 의회에서 EU와 러시아 간의 정상회의를 제안하면서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 대통령과 대화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EU와 러시아 간 정상회의는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병합한 이후 열리지 않고 있다.

EU는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에 대해 경제적 제재를 취해왔다.

독일과 프랑스의 정상회담 제안은 오스트리아의 지지를 얻었지만, 폴란드와 발트 3국 등의 강력한 반발로 무산됐다.

기타나스 나우세다 리투아니아 대통령은 EU 정상회의가 끝난 뒤 러시아에 대한 자세를 바꾸지 않는 게 많은 지도자의 공통적인 입장이었다고 말했다.

나우세다 대통령은 정상회의 전 독일과 프랑스의 제안에 대해 "곰에 꿀단지를 안전하게 지키는 일을 맡기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EU 정상들은 오히려 공동성명에서 EU 집행위원회에 러시아에 대한 경제적 제재를 포함해 추가 제재를 제안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다만, EU 정상들은 성명에서 "러시아와의 대화 형식 및 조건들을 탐색할 것"이라고 했다.

EU는 크림반도 병합 문제와 러시아 측의 소행으로 지목된 사이버 공격, 러시아 야권 인사 나발니에 대한 독극물 공격 의혹 사건 등으로 인해 러시아와 갈등을 빚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가 EU의 최대 천연가스 공급 국가인데다 이란 핵 협상, 시리아 및 리비아 분쟁 등의 국제 문제에서 양측 간 연관성이 깊다.

특히 독일은 발트해를 통해 러시아를 잇는 해저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사업인 '노르트 스트림2' 등에서 협력해왔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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