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100% 비대면' 주담대 경쟁…은행권 차별화 혈투 예고

우리은행·카카오뱅크 '완전 비대면' 준비 중
대출금 크고 상환 가능성 높아…치열한 경쟁

[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빅테크(대형 정보통신기업)들의 금융 영역이 점차 확장되면서 비대면 경쟁이 주택담보대출(주담대)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주택을 담보로 대출이 이뤄지는 주담대는 신용대출과 달리 서류 작업이 복잡하고 실사 등에 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핀테크와 빅테크들의 비대면 선점에 시중은행까지 가세하면서 영업 경쟁이 갈수록 뜨거워지는 모습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이르면 이달 내 100% 비대면 주담대를 출시할 예정이다. 카카오뱅크도 늦어도 올해 안에는 100% 비대면 주담대 상품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이로써 5대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 모두 비대면 주담대를 취급하게 됐다. KB국민·신한·하나·NH농협은행과 케이뱅크 등은 이미 비대면 주담대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이 지난해 2월부터 인터넷뱅킹을 통해 대출가능금액 등을 사전에 확인할 수 있는 ‘KB스타모기지론’을 내놓은 데 이어, 케이뱅크가 같은 해 8월 비대면 주담대 상품을 출시하면서 경쟁에 불을 붙였다.

하지만 지금까지 출시된 주담대가 ‘완전한 비대면’이라고 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시중은행에서 출시된 비대면 주담대의 경우 신규와 대환대출 모두를 취급하지만 행정정보 열람 동의서 작성과 근저당 설정 등 등기 절차가 비대면으로 이뤄지지 않아 영업점을 방문해야 하기 때문이다. 케이뱅크는 제출서류를 등기권리증(토지, 건물)과 소득증빙서류 두가지로 간소화한 비대면 아파트 담보대출을 운영 중이지만, 신규가 아닌 대환대출만 취급하고 있다.

이같은 지적에 우리은행과 카카오뱅크는 100% 비대면 주담대 상품을 준비 중이다. 아파트와 연립, 다세대 주택 등 시세가 확인되는 모든 물건이 대상이며 신규·대환이 모두 이뤄질 예정이다. 케이뱅크도 현재 아파트 대환대출에 한정되어 있는 비대면 주담대 상품 확대를 위한 내부 검토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비대면 주담대 상품을 이르면 이달내 출시 준비 중"이라며 "현재 마무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도 "최근 중금리 상품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올 연말까지 비대면 주담대 상품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방은행들도 비대면 주담대 상품 출시에 동참하고 있다. 부산은행과 대구은행은 최근 ‘원(ONE)아파트론’과 ‘DGB무방문 주택담보대출(생활안정자금)’을 각각 출시했다. 지방은행은 상대적으로 영업력이 약한 상황에서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이 비대면 주담대 상품으로 영역을 확장하자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은행들이 비대면 주담에 집중하는 이유는 주담대가 다른 대출보다 대출금 규모가 크고 상환율이 높기 때문이다. 여기에 비대면 서비스가 활성화되면 모바일에 친숙한 2030의 주택 자금 수요도 대거 흡수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한 몫하고 있다. 금융업계에서 ‘더 편리한 비대면 주담대’를 구현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은행 방문 자체를 불편해 하는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비대면 주담대 서비스 수요가 커지고 있어 은행들도 편리한 서비스 만들기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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