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빠졌지만' … 이마트 단독 이베이코리아 인수전

정용진 부회장 "인수가 높아도 이후 시너지 더 커"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롯데그룹이 사실상 인수를 포기하고 신세계그룹 이마트와 컨소시엄을 이뤘던 네이버도 빠지겠다고 선언하면서 유통업계를 들썩거리게 했던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이마트만 홀로 남았다. 이마트는 독자적으로 인수 협상을 마무리 짓겠다는 방침이다.

"꼭 산다, 협상은 진행 중"

이마트 관계자는 23일 "네이버가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참여하지 않아도 매각 협상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며 "다만 거래 조건에 변화가 있는 만큼 협상이 다소 지연될 수는 있다"고 말했다. 별도의 매각 시한을 두지 않은 만큼 이베이-신세계 양사의 협의에 따라 협상을 계속할 수 있다고도 했다.

네이버는 전날 공시를 통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이베이코리아 지분 일부 인수 등을 검토했으나 최종적으로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7일 조회공시에서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답변한 후 불과 일주일 만에 나온 결론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당초 네이버와 함께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해 플랫폼 시너지를 꾀하려던 이마트와 달리 이베이 쪽에서는 이마트-네이버 컨소시엄보다는 이마트와 양자 협상을 통해 이번 인수 협상을 진행하기를 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네이버 역시 이마트와 손잡고 이베이코리아 지분 20%를 인수하는 조건으로 1조원가량의 자금을 투입하는 등의 구체적인 방안을 검토했으나 최종적으로는 인수 이후 시너지 효과가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여기에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를 거쳐야 한다는 점도 네이버에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 vs 이베이, 가격 줄다리기

네이버의 이탈에도 이마트는 이베이코리아를 반드시 인수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베이 측에 이베이코리아의 지분 80%를 3조5000억원에 인수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이베이 측이 해당 지분에 대한 인수가를 좀 더 높게 요구하면서 현재 가격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가격이 지나치게 비싼 것 아니냐는 내부 이견도 정리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직접 나서 "인수가보다 인수 후 시너지가 더 크다면 (이베이코리아를) 사는 게 맞다"고 힘을 실어줬다는 후문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정 부회장이) 올 들어 야구단과 패션 플랫폼(W컨셉)을 인수하고 네이버에 직접 찾아가 지분 교환(2500억원 규모) 계약을 맺는 등 누구보다 과감한 M&A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며 "이베이코리아 인수 역시 직접 칼을 뽑은 이상 반드시 인수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신세계는 또 이번 이베이코리아 공동 인수가 무산된 것과 별개로 신세계-네이버 양측의 사업 협력은 계속된다고 강조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물류와 상거래 등의 분야에서 네이버와 전방위적 협력체계를 만든다는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며 "이미 자산 유동화 등을 통해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확보한 만큼 단독 인수에 대한 자금 부담도 없다"고 말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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