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아파트 놀이터 가도 되나요?' 유치원생 포스터 갈가리 찢겨

아파트 단지 내 놀이터에서 놀아도 되는지 묻는 유치원생들의 포스터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한 아파트 단지 놀이터에 '놀러 가도 되느냐'고 묻는 유치원생들이 만든 종이 포스터가 갈가리 찢긴 채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19일 누리꾼 A씨는 자신의 트위터 "아파트 놀이터 앞 커뮤니티 센터에 붙어있는 것 좀 봐달라"며 유치원생들이 손글씨로 직접 만든 포스터를 찍어 올렸다.

A씨가 게재한 사진 속 포스터에는 아이들이 색연필과 사인펜으로 '저희도 놀이터에서 놀아도 되나요?'라는 제목이 쓰여있다. 이어 "안녕하세요? 저희는 OOO 유치원 어린이예요. 우리 반 친구가 사는 아파트가 궁금해서 놀러 가고 싶어요. 친구와 함께 놀이터에서 놀아도 될까요?"라고 묻는다.

포스터 맨 아래에는 찬성 칸과 반대 칸이 나누어져 스티커로 투표를 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스티커는 대부분 찬성 칸에 붙어 있었지만, 반대 칸에도 일부 스티커가 붙었다.

포스터 오른쪽 위에는 선생님이 작성한 듯한 글씨로 "유치원에서 '마을'에 대해 배우고 있다. 가능하다면 6월23일 오전 10시30분에서 11시30분 이용 예정이다. 감사하다", "6월21일 수거 예정"이라고 적혀 있다.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놀이터.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관련 없음./사진=연합뉴스

그러나 A씨는 다음날인 20일 트위터에 "오늘도 잃어버린 인류애"라는 글과 함께 포스터가 갈가리 찢겨 바닥에 나뒹구는 사진을 올렸다.

이 글은 트위터에서 5000회 이상 리트윗되는 등 누리꾼들 사이에서 공분이 일었다. 누리꾼들은 "어떻게 저런 짓을 할 수 있나", "누군진 모르지만 정말 못된 사람이다", "동심을 파괴했다" 등 분노를 표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A씨는 "너무 심하게 미워하지 말아 달라. 바로 옆 초등학교 어린이들이 멋모르고 우르르 몰려다니며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부유층 아파트에서 다른 아이들을 못 들어오게 하는 거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다행히 그런 상황은 아니란 걸 알려드리고 싶다. 초등학교와 담벼락을 나누고 있는 곳이고, 누구도 놀이터의 출입에 관여하지 않고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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