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세 대란' 재현되나…여름 입주량도 30% 급감

여름 전세 대란 재현되나 서울 입주량도 30% 급감
서울 아파트 전세 가격 상승률 19주 만에 최고치
서초구 재건축 이주 수요에 동작구 전셋값도 상승

사진은 이날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임온유 기자] 한동안 잠잠하던 서울 전세 시장이 다시 요동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서울 전역에서 전세 매물이 감소함에 따라 지난해 새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 직후 나타난 전세 대란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재건축 이주 수요가 급증한 서초구 일대 전셋값은 이미 걷잡을 수 없이 오르고 있다. 6~9월 입주물량 감소까지 예상되는 만큼 전세 시장 불안이 자칫 매매 시장까지 자극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서울 전세, 매물 급감에 가격 상승폭↑= 2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둘째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전주 대비 0.03%포인트 오른 0.11%를 기록했다. 19주 만의 최고치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해 7월 말 새 임대차법 시행 직후 급등세를 보였으나 겨울 비수기와 2·4 공급 대책을 지나며 가까스로 진정되는 모양새였다. 그러나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이 5개월 만에 2만건 아래로 떨어지는 등 수급 불균형이 초래되자 다시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전세 매물의 양과 가격의 상관관계가 다시 한번 입증된 것이다.

◆재건축 이주 수요, 주변 전셋값도 자극= 특히 대규모 재건축 이주는 주변 지역 수급난을 키우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서초구 주변부다. 서초구에서는 반포주공 1단지 1·2·4주구(2120가구)와 3주구(1490가구), 신반포 18·21차(290가구) 등 5000가구에 달하는 이주 수요가 집중돼 있다. 신규 매물은 한정적인데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서초구 일대 아파트 전세가격은 상승폭이 커지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달 말 0.04%였던 서초구 전세가 상승률은 최근 0.15%까지 올랐다. 이달 들어 현재까지 누적 상승률은 0.41%에 달한다.

재건축 이주 수요는 인근 동작구의 전세가격도 부추기고 있다. 지난달 말 0.05%였던 동작구 전세가 상승률은 이후 0.16~0.19%대로 치솟았다. 신고가도 잇따르는 분위기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동작구 흑석동 아크로리버하임 84.92㎡(전용면적)는 이달 2일 13억원에 전세계약 신고가 이뤄졌다. 지난달 25일 10억5000만원 대비 2억5000만원이 오른 신고가다. 흑석동 흑석한강센트레빌2차 119.73㎡ 역시 이달 2월 9억원이었던 전세가격이 3개월 만인 5월 12억원으로 뛰었다. 지은 지 20년이 훌쩍 넘은 사당동 사당자이 84.49㎡조차 한 달새 1억원이 뛴 것으로 나타났다.

◆입주마저 줄어드는 여름이 고비= 전문가들은 여름철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 감소까지 예정된 만큼 당분간 전세난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시아경제가 직방에 조사를 의뢰한 결과 6월부터 9월까지 4개월간 서울지역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1만752가구에 그친다. 지난해 같은 기간 1만5337가구 대비 30%(4585가구) 줄어든 물량이다.

입주물량 감소 외에도 공시가격 인상에 따른 집주인의 보유세 부담 전가, 3기 신도시 청약 대기 수요 등이 여름 전세 대란의 요인으로 꼽힌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여름 휴가철을 앞둔 이사 비수기에도 강남권의 정비사업 이주 수요와 전반적인 매물량 감소에 따라 전셋값이 크게 뛰었다"면서 "서울 전체로 보면 전월세시장 내 불안감이 가중되면서 무주택 임차인들이 매매로 이동하며 추격 매수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고 했다.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임온유 기자 ioy@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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