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플레이션 기대치에도 세대차…1970년대 고물가 시대 경험차 때문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미국의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세대별로 향후 물가상승률에 대한 기대치도 크게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1970년대 고물가 시대의 경험 차이가 물가 상승률에 대한 기대치 차이를 유발한 것으로 풀이된다.

뉴욕 연방준비제도가 1년 후 물가 상승률 예상치를 설문조사한 결과 60세 이상에서는 물가 상승률 기대치 중간값이 4.821%로 5%에 육박하는 반면 40세 이하에서는 3.194%에 불과했다. 노년층과 젊은층 사이의 향후 물가 상승률에 대한 기대치가 2%포인트 가까이 차이나는 셈이다. 중간층인 40~60세의 기대 물가상승률은 4.0%로 집계됐다.

1970년대 미국의 물가상승률은 두 자릿 수를 훌쩍 넘겼다. 인플레이션 파이터로 유명한 폴 볼커 당시 Fed 의장은 물가를 잡기 위해 미국의 기준금리를 20% 가까이 끌어올렸다.

하지만 이후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둔화되면서 물가 상승률도 갈수록 하락했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에는 Fed의 통화정책 목표치인 2% 물가 달성도 쉽지 않은 상황이 됐다. 코로나19로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급등하고 있긴 하지만 Fed가 여전히 최근 물가상승이 일시적이라고 보는 이유 중에는 저물가 상황이 오래 지속됐기 때문이기도 하다.

요컨대 1970년대 고물가 시대를 경험한 세대에서는 상대적으로 젊은층보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예상치도 높게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도 지난 2일 독일 최대 은행 도이체방크가 주최한 한 온라인 행사에서 인플레이션 경험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핑크 CEO는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물가가 하락하는 흐름만 보였다는 점을 지적하며 현재 대부분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 경험이 없기 때문에 물가 급등이 큰 충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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