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효원기자
SGC에너지(구 )는 지난해 3자 합병을 통해 지주회사 체제로 거듭났다. 그 과정에서 OCI그룹 2세 이복영 SGC에너지 회장은 돈 한 푼 안들이고 두 아들을 최대주주로 만들었다. 어떻게 그게 가능했고 승계에 따른 비용은 과연 누가 짊어졌을까.
[아시아경제 장효원 기자] SGC에너지는 지난해 가 투자부문, 군장에너지를 흡수합병하면서 생긴 지주사다. 때는 이복영 회장이 최대주주였는데 회사를 쪼개고 붙이면서 이 회장의 장남 이우성 SGC에너지 부사장(43)이 최대주주가 됐다. 차남 이원준 SGC솔루션(구 유리사업부) 전무(38)도 2대주주가 되면서 3세 경영의 발판을 다졌다.
SGC에너지 지배구조 표. [그래픽·분석]=임희진
지난해 3월18일 와 은 회사를 분할 합병한다고 공시했다.
당시 지배구조는 가 의 지분을 30.71%, 군장에너지 지분을 25.04% 갖고 있었고, 은 군장에너지의 지분을 47.67% 보유하고 있었다. 의 최대주주는 22.18% 지분을 보유한 이복영 회장이었다.
이 회장→→→군장에너지의 수직 구조인 셈이다. 여기서 를 지주회사로 만들고 자회사로 , 군장에너지, 사업부 등을 거느리겠다는 복안이었다.
방법은 이렇다. 먼저 가 지주회사가 되고 사업회사를 물적분할(자회사 설립)한다. 그리고 은 인적분할로 사업회사와 투자회사를 쪼갠다. 이후 지주회사와 투자회사, 군장에너지를 모두 합병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방식으로 지배구조를 개편한 후 의 최대주주는 이우성 부사장으로 바뀌었다. 이 부사장은 19.23%의 지분을 확보했다. 차남 이원준 전무도 17.71%의 지분을 보유해 2대주주가 됐다. 원래 최대주주였던 이 회장의 지분은 10.13%로 낮아졌다.
합병 후 는 사명을 ‘SGC에너지’로 바꾸고 SGC솔루션(유리사업 부문), SGC(건설 부문), SGC그린파워(바이오매스 발전 부문) 등을 자회사로 거느리는 지주회사로 거듭났다.
이렇게 분할합병 후 두 아들이 최대주주로 올라설 수 있었던 비결은 합병비율이었다. 당시 이 부사장과 이 전무의 주식 보유 상황을 보면 지분은 적은 반면 과 군장에너지의 지분은 많았다.
합병 전인 2019년 말 기준 의 주주 구성을 보면 이복영 회장이 22.18%를 보유한 최대주주였고 이 전무 8.84%, 이 부사장 6.1% 등이었다. 반면 당시 은 이 회장 5.7%, 이 부사장 5.14%로 지분율이 비슷했고 군장에너지의 경우 이 부사장이 12.15%를, 이 전무가 12.23%를 보유하고 이 회장의 지분은 없었다.
의 주식 가치를 낮게, 군장에너지와 주식 가치를 높게 평가하면 두 아들에게 합병 법인이 될 의 주식을 더 많이 줄 수 있었던 것이다.
처음 측은 합병 비율로 와 군장에너지 1대 2.54, 와 투자부문 1대 3.88을 제시했다. 가 이들 회사를 흡수하면서 신주를 발행해 군장에너지 주주에게는 2.54주를, 주주에게는 3.88주를 주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주주들은 이 합병비율에 반발했다. 의 가치가 저평가됐다는 것이다. 당시 는 자산가치가 주당 3만6451원, 시장가치가 주당 2만6460원으로 평가됐는데 상대적으로 낮은 시장가치를 합병가액으로 산정했기 때문이다.
이에 주주들은 자산가치로 합병가액을 정하라고 요구했고 결국 두 번의 조정 끝에 합병가액은 자산가치로 결정됐다. 최종 합병 비율은 와 군장에너지가 1대 1.7로, 와 투자부문이 1대 2.58로 낮아졌다.
주주들의 반발로 합병 비율 조정은 있었지만 승계는 무사히 이뤄졌다. 당초 합병 비율대로라면 이 부사장이 SGC에너지 지분을 21%가량 확보했겠지만 최종적으로 19%대로 낮아졌을 뿐이다. 그럼에도 이 전무의 지분까지 합치면 37% 수준의 지분을 확보해 승계를 마무리했다.
장효원 기자 specialjhw@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