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기사가 짐승도 아니고…' 아파트 진입하는 순간 '봉변'

경기 구리시의 한 아파트 단지 안에 배달 오토바이가 줄에 걸려 넘어져 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아시아경제 김초영 기자] 경기 구리시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배달 오토바이 기사가 의문의 줄에 걸려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3일 오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빗길 위에 쓰러진 오토바이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함께 '방금 일어난 일'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비가 많이 와서 지상으로 천천히 진입하는 도중에 갑자기 하얀 줄이 튀어나와서 목에 걸렸다"며 "당연히 오토바이는 넘어졌고 무슨 일인가 싶어 봤더니, 경비원이 기둥에다가 줄을 설치해놓고 오토바이가 들어오는 순간 당긴 거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짐승 잡는 것도 아니고"라며 "경찰이 폐쇄회로(CC)TV 좀 보자 했더니 관리사무소 직원이 그새 그 부분만 삭제했더라. 기사는 고소한다고 경찰서 갔고 입주민들은 나와서 구경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솔직히 80살 경비원이 설치했겠냐"며 "관리사무소와 입주자 대표의 합작일 것 같다. 배달기사들은 해당 아파트에 배달 거부한다고 난리 중이다"고 덧붙였다.

이후 해당 게시글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퍼졌고, "의도적으로 설치한 트랩(덫)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4일 구리경찰서 등에 따르면 배달기사 A씨는 바로 경찰에 신고했고, "아파트 단지로 천천히 진입하려는데 경비원이 줄을 팽팽하게 잡아당겨서 줄이 목에 걸렸고 오토바이가 넘어졌다"고 진술했다.

반면 경비원 측은 "줄이 오토바이에 걸려 딸려가서 잡으려고 한 것"이라며 A씨의 주장을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 당시 현장을 비추는 CCTV가 있었지만 녹화된 영상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CCTV 영상이 삭제된 것인지, 최초에 줄이 설치된 용도가 무엇인지 등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김초영 기자 choyoung@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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