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 본격화에 맥 못추는 진단키트주

수요 감소 전망에 투심 악화
지난달 이후 평균 30% 하락
진단키트 시장, 2027년까지 연평균 4.5% 성장 전망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430명을 기록하며 이틀째 400명대를 유지한 31일 서울역광장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의료진이 시민들의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은 국내 발생 411명, 해외 유입 19명으로 누적 확진자수는 총 14만340명(해외유입 9053명)이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박지환 기자] 코로나19 백신 접종 속도가 가속화되면서 국내 진단키트 업종 주가가 맥을 못 추고 있다. 접종률이 높아질수록 진단키트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투자자 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한 영향이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요 코로나19 진단키트 종목의 주가는 지난달 이후 최근까지 평균 30% 넘게 하락했다. 대장주 씨젠은 올 5월 이후 전날까지 31.1% 하락했다. 같은 기간 수젠텍(-38.9%), 랩지노믹스(-6.6%), 엑세스바이오(-44.9%), 휴마시스(-48.3%), 피씨엘(-20.1%) 등 다른 진단키트주들도 비슷한 흐름을 나타냈다.

최근 주가 하락세는 코로나19 백신 접종률 증가로 인한 신규 확진자 감소로 진단키트 종목들에 대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백신 접종률이 올라갈수록 향후 진단키트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투심을 악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현재 누적 확진자가 3330만명에 이르는 미국의 경우 18세 이상 성인 52%가량이 코로나19 백신을 완전 접종한 상태다. 백신 접종률 증가로 미국의 신규 확진자 역시 대유행 초기인 작년 3월 이후 처음으로 2만명 아래로 내려왔다. 하루 확진자가 30만명 가량 쏟아지며 정점을 찍은 1월 초와 비교하면 상황이 극반전했다. 국내 백신 접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국내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자는 총 636만명(1일 기준)으로 12%대 접종률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9월까지 전 국민의 70% 수준인 3600만명에 대한 1차 접종을 마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시장의 우려와 달리 전문가들이 바라보는 향후 진단키트 시장은 크게 어둡지 않다. 시장조사 보고서 전문 글로벌리서치는 지난해 세계 체외진단시장 규모는 834억달러(약 93조원)로 올해부터 2027년까지 연평균 4.5%씩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19 백신·치료제 유무와 관계없이 진단키트 수요는 확대 될 수 밖에 없으며, 특히 주요 선진국을 제외한 저개발국가에 대한 수요는 이제부터 본격화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지수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를 계기로 글로벌 의료시장이 치료 중심에서 예방·진단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안정화 후에도 진단 수요는 이어질 전망으로, 일상 복귀를 위해 진단은 필수가 되고 있고, 특히 변이바이러스 확산으로 확진자 수 감소에도 진단 건수는 여전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박지환 기자 pjhyj@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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