外人, 벌써 작년 채권투자액 근접…지난달 순투자액 '주춤'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 외국인 투자자들이 올 들어 지난달까지 22조6000억원 규모로 국내 채권에 순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채권투자는 올해 1월부터 순투자로 전환한 뒤 4개월 연속 순투자를 이어갔지만, 지난달부터 투자 규모가 축소된 만큼 자금 유출 가능성도 존재한다는 지적이다.

금융감독원은 올들어 4월까지 외국인이 국내 채권시장에서 39조4000억원 가량을 순매수하고, 16조8000억원을 만기상환해 최종 22조6000억원을 순투자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한해동안 순투자액 24조7000억원에 근접한 수준이다.

외국인의 국내 채권 순투자는 지난 2월 9조원에 이어 3월 9조1000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월최대액을 갈아치우다 지난달 3조3000억원으로 감소했다. 올해 채권 시장에서 아시아의 순투자액은 8조80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유럽(6조6000억원)과 중동(2조5000억원)이 뒤를 이었다. 특히 유럽 자금은 지난해 유로화 강세로 2조1000억원의 순유출을 기록했다 올들어 순투자로 전환했다.

지난달 말 기준 외국인의 국내채권 보유잔액은 174조원으로 집계됐다. 보유잔액 기준 외국인 투자 주체는 비교적 중장기 투자 성향을 지닌 중앙은행이 45%로 가장 많았고, 국부펀드(14%)와 연기금·보험(2%) 등의 비중이 높았다.

올해 들어선 중앙은행의 채권투자가 10조7000억원(47%)으로 여전히 많았지만, 은행과 투자은행, 펀드 등 민간부문 순투자가 9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3조4000억원에서 대폭 확대됐다. 특히 3년 미만의 단기채 순투자는 지난해 4조원에서 올해 13조원까지 늘었는데 민간부문의 경우 8조8000억원이 단기채에 몰리면서 비중이 92%에 달했다.

올해 외국인이 국내 채권 투자를 확대한 배경은 미국 장기국채 금리 상승의 영향으로 글로벌 금리가 상승한 가운데 국내 채권의 금리가 여전히 가장 높은 수준인데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 코로나19 피해와 이에 따른 금융 충격이 적은 점이 꼽힌다. 국내 10년만기 국채 금리는 지난달 말 기준 2.13%로, 홍콩(1.16%)과 영국(0.84%), 대만(0.4%) 등보다 높다.

여기에 지난해 11월말 28bp까지 축소됐던 차익거래유인이 지난달 일평균 40bp 내외로 확대되면서 단기채권에 대한 순투자가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금감원은 국내 경제의 기초 체력이 양호한데다 채권시장의 유동성과 인프라가 우수한 만큼 외국인 채권 자금이 단기간 대규모 유출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채권시장 규모는 2조달러로, 중국(18조3000억달러), 일본(13조4000억달러)에 이어 아시아 3위 수준이다.

다만 미국의 금리 상승이 가속화하고, 조기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등 대외요인에 따라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유출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실제 최근 민간부문(은행·투자은행·펀드 등)을 중심으로 확대된 단기채(3년 미만) 투자자금의 경우, 차익거래 유인이 축소되면 순유출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는데, 지난달 들어 외국인 순투자 규모가 감소하기도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채권 만기도래 상황과 금융시장 동향 등을 면밀히 파악하면서 급격한 단기 자금유출 및 이에 따른 자본시장 위험요인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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