外人 매도 랠리에 '비실비실' 반도체株, 반등은 언제쯤

외국인 대규모 팔자행렬…삼성전자 벌써 1兆 넘게 순매도
5% 넘게 빠진 SK하이닉스, 작년 4월 이후 하루 최대 낙폭
전날 4000억 넘게 팔아치워…하루 최대 순매도 기록 경신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 행렬에 반도체 대장주들의 주가가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반도체 수요는 확고한만큼 원가구조 개선과 함께 2분기부터 실적 향상에 따른 주가 반등이 기대된다는 전망이 나온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삼성전자는 전거래일 대비 2.40% 하락한 8만1200원에 마감했다. 올해 들어 지난 1월30일 이후 하루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모두 순매도를 보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외국인의 매도세 영향이 컸다. 이날 하루에만 792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전날 전체 외국인 순매도 규모 1위임은 물론 지난 2월26일(8339억원) 이후 하루 최대 순매도였다. 이달 들어서 전날까지 이미 외국인들은 삼성전자를 1조1525억원어치를 처분했다. 지난달 전체 외국인 순매도액 3948억원의 3배에 가까운 규모다. 이날 오전 11시17분 기준 전날보다 0.86% 떨어진 8만500원을 기록하며 여전히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SK하이닉스도 처지는 마찬가지다. 전날 SK하이닉스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5.38% 하락한 12만3000원에 마감했다. 국내 증시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던 지난해 4월1일(-5.88%)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역시 외국인들의 ‘팔자행렬’ 영향이 컸다. 전날 하루에만 4143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한국거래소가 집계를 시작한 1999년 이래 하루 최대 순매도 기록을 경신했다. 이전 기록은 지난 2월26일 3647억원이었다. 이날 오전 11시17분 기준 전날 대비 1.22% 떨어진 12만1500원을 나타냈다.

반도체 대장주들이 부진하면서 KRX반도체지수도 내리막을 걸었다. 지난달 20일 4146.24로 연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전날 3741.20으로 10% 가까이 급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0.3%가량 하락한 데 그친 것과 대조적이다.

미국 내 인플레이션 우려가 촉발되면서 지난 10일(현지시간) 하루만에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SOX)가 4.66% 급락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지수에 편입된 30개 종목 모두 떨어지자 국내 증시에도 여파가 미친 것이다. 특히 반도체 공급난이 계속되면서 각 기업들이 투자를 늘리고 있지만 이를 향후 공급과잉 전조로 받아들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공급난에 대비해 공급이 늘어나는 방향으로 정상화되고 있지만 수요는 미리 당겨졌거나 가수요 하락 불확실성을 우려하고 있다"며 "하반기로 갈수록 공급증가에 대한 부담이 커진다는 분위기가 퍼진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2분기 이후부터 원가 구조 개선 효과가 나타나면서 본격적인 실적 개선세가 진행, 주가도 반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원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올해 D램과 낸드 부문 각각 최대 10% 수준의 원가를 절감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D램가격 상승폭 확대 및 낸드 가격 상승 전환으로 전분기 대비 2분기에는 6%, 3분기에는 40% 등 실적 개선 폭을 늘려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SK하이닉스도 연말로 갈수록 반등할 것으로 점쳐진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2분기에는 서버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할 전망인데다 파운드리업체들이 물량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면서 공급부족도 완화될 것"이라며 "그간 주가에 선반영된 우려들이 해소되면서 3,4분기로 갈수록 가파른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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