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돈기자
[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출퇴근 시간에 똑같이 막히면 뭐하러 이용하나요?”
인천 서구에서 서울 여의도로 출퇴근하는 신무영(34)씨는 ‘신월여의지하도로’에 대한 기대를 일찌감치 접었다. 지난달 16일 개통된 이 도로는 서울 양천구 신월IC와 영등포구 여의대로(국회대로), 올림픽대로를 연결하는 소형차 전용도로다. 서울시는 ‘32분 소요되는 구간을 8분 만에 통과할 수 있다’고 홍보했다.
하지만 신씨가 평일 오전 8시께 도로를 이용해보니 예전 경로와 큰 차이가 없었다. 지하도로에 진입하려면 총 4개 차선 가운데 3차선을 이용해야 하는데 대기줄이 길게 늘어지고 1~2차선을 타던 차량들까지 무리하게 끼어들기를 하면서 정체가 심화된 것.
기자가 6일 오전 8시께 찾은 지하도로 진입로는 1㎞ 이전부터 차량들이 길게 늘어서 정체가 이어지고 있었다. 출근시간대임을 감안하더라도 경인고속도로 종점부터 1~2차선 정체가 다소 해소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지하도로에 진입하기 직전 3~5차선으로 다시 나뉘는데 지하도로(3~4차선)를 이용하려는 차량뿐만 아니라 5차선으로 빠지는 차량까지 몰려서다. 지하도로를 이용하려는 운전자들이 몰리는 출퇴근시간대 속도는 시속 30㎞가 채 되지 않는다.
사실상 기존 국회대로를 이용하는 것과 별반 다를 바 없는 셈이다. 인천 서구에서 출발해 국회의사당까지 소요되는 시간을 비교해봐도 기존 경로와 지하도로를 이용한 경로가 똑같은 54분가량이었다.
신월여의지하도로는 개통 직후 중·대형차들의 무리한 진입으로 인해 현재까지 20건의 착오진입이 발생한 바 있다. 서울시는 진입차단막과 에어벌룬 입간판과 통과높이제한 일반표지판 설치 등 대형차 착오진입 방지시설물을 보강하기도 했다.
권완택 서울시 도로계획과장은 "국회대로와 신월여의지하도로를 운전자가 선택하기 쉽도록 두 도로 간 가드레일을 이달 중순까지 철거할 계획"이라며 "경찰 등 유관기관과의 협의가 마무리 단계인 만큼 빠른 시일 내에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