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하영기자
[아시아경제 기하영 기자]40조원 규모의 국내 자동차 할부금융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카드사들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 양강 체제로 시장이 재편되고 있는 가운데 양사는 신차 시장을 넘어 중고차 시장까지 서비스를 확대하고, 중·소형사 역시 자산을 확대하며 몸집을 키우고 있다.
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KB국민카드는 개인간 중고차 직거래시 판매자에게 일회성 가맹점 지위를 부여해 신용카드로 대금결제가 가능한 'KB국민카드 중고차 안전결제 서비스'를 이날 출시했다. 지난해 2월 금융위원회의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서비스다. 차량 시세, 보험사고 이력뿐 아니라 전문 정비사 구매 동행 점검 등 자동차 매매에 필요한 다양한 편의 서비스도 한 번에 제공한다. 특히 차량 명의 이전 등 구매가 확정된 날로부터 2영업일 후 판매 대금이 지급되는 '결제 대금 예치(에스크로)' 서비스를 통해 거래 사기, 하자 차량 판매 등 개인간 직거래 시 발생할 수 있는 거래 불활실성과 위험 부담도 낮췄다.
판매자 등록은 KB국민카드 회원 여부에 상관없이 할 수 있으며, 구매자는 KB국민카드 신용카드를 보유한 회원이면 누구나 가능하다. 서비스 이용에 따른 수수료는 결제 금액의 1%다. 판매자와 구매자가 각각 0.5%씩 부담하며, 연계 할부금융 이용 시 구매자가 부담하는 0.5%의 수수료가 면제된다.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 연 1회 이용가능하며 신용카드 일시불 결제는 최대 2000만원까지 할 수 있다.
올 들어 카드사들의 자동차 할부금융시장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지고 있다. 기존 신한·KB국민·삼성·우리·롯데카드에 이어 하나카드까지 자동차 할부금융시장에 뛰어들면서 모든 전업카드사들이 자동차 할부금융상품을 취급하게 됐다.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를 주축으로 한 양강체제도 공고화 되는 모습이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신한카드의 자동차 할부금융 자산이 3조5280억원으로 1위 자리를 차지한 가운데 KB국민카드가 3조4630억원으로 뒤를 바짝 쫓고 있다. KB국민카드 자산규모가 전년대비 25.2% 급증하면서 두 회사 간 자산차이는 650억원으로 좁혀졌다. 우리카드는 1조676억원으로 자산규모 3위에 올라섰다. 우리카드는 자동차 금융전문 영업점을 지난해 6곳, 올해 5곳 등 총 11곳을 신설해 현재 20개점까지 확대하며 자동차 금융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에 뛰어든 하나카드는 최대 60개월까지 할부 상환이 가능한 '오토할부', 최대 1억 대출이 가능한 '오토론' 등을 선보였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악화된 수익성을 보완하기 위해 사업다각화가 필요한 만큼 자동차 할부금융시장을 둘러싼 카드사간 경쟁도 심화될 전망이다. 지난해 자동차할부금융 사업을 영위하는 5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우리·롯데카드)의 자동차 할부금융 수익은 총 2731억원으로 전년 대비 12.5%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 수익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의 수익은 늘어나고 있다"며 "수익성 확보 차원에서도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하영 기자 hykii@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