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속 접종 주장 기모란 기획관…정은경 청장과 방역·백신 충돌할까

"2회 접종 꼭 할 필요 없어
접종간격 12주 후도 괜찮아"
접종률 확대에 초점
신중한 입장 정 청장과 대치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이지은 기자] 청와대가 방역기획관을 신설하고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를 임명하면서 향후 방역 및 백신 로드맵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기 기획관은 ‘백신 부족’ 논란에 동의하지 않고 기존 도입 백신을 활용한 신속 접종을 주장해왔다. 방역사령탑인 정은경 질병청장과 의견 충돌이 생길 경우, 방역에 혼선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우선 백신 접종을 둘러싸고 정 청장과 다른 의견을 제시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대한예방의학회 코로나19 대책위원회 위원장과 질병관리청의 예방접종 전문위원이었던 기 기획관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고령층 효과와 젊은층 혈전증 논란이 불거졌을 때 일관되게 ‘접종을 중단하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기 기획관은 최근 아시아경제와 통화에서 "현재 질병청의 접종 속도가 지나치게 더디다"며 "기존 인프라를 활용해 백신 접종율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아스트라제네카의 경우 1회 접종만으로 예방효과가 60~70% 되는데 백신 수급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2회 접종을 꼭 할 필요는 없다"며 "접종간격도 1차 접종 후 12주까지로 권고되지만 그 이후 맞더라도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현재 정 청장의 의견과는 대치된다. 정 청장은 "접종간격은 권고된 12주 이내를 벗어나지 않도록 하고 영국처럼 1차 접종만 하는 전략은 쓰지 않겠다"고 밝혔다.

러시아 코로나19 백신인 ‘스푸트니크V’ 도입을 둘러싼 의견도 다르다. 기 기획관은 화이자·모더나 등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 쏠림 현상이 심화되면서 추가 백신 도입 필요성이 제기되자 스푸트니크V 백신을 적극 도입할 것을 주장해왔다. 질병청은 이에 대해 검토해 보겠다는 원론적 입장만 밝히고 있다.

정재훈 가천대길병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도입을 검토하되 스푸트니크V가 아스트라제네카·얀센과 같은 바이러스 전달체 방식이라 혈전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만큼 철저한 검증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연되고 있는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도 논란이 될 수 있다. 정부의 방역 자문기구인 생활방역위원회 위원인 기 기획관은 지난 2월 현행 5단계 거리두기 체계를 생활방역(0단계)과 1·2·3단계로 간소화하자며 체계 개편에 목소리를 높였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국민들의 피로도는 심해지고 오세훈 서울시장과 중앙정부가 방역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갈등 조율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정 청장이 방역 전권을 부여받은 상황에서 기 기획관의 임명으로 옥상옥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청와대는 "그간 사회수석 비서관이 방역·백신접종 두 가지를 총괄했는데 방역기획관을 신설해 방역 업무를 전담시킴으로써 더 전문적으로 방역 업무를 다룰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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