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합 단백질 본 딴 지혈제, 혈압 응고 장애에도 효과'

KAIST 이해수 교수팀, 메커니즘 개발 후 유럽허가도 받아

홍합의 족사와 접착단백질.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국내 연구진이 홍합이 바위에 달라 붙을 때 만들어 내는 강력한 접착 단백질을 본 따 지혈제를 개발했는데, 실제 혈액 응고 환자의 지혈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화학과 이해신 교수 연구팀이 홍합 모사 접착성 지혈제를 이용해 혈액 응고 장애 환자의 효과적인 지혈을 성공시켰다고 16일 밝혔다.

세계 각국 과학자들은 1981년 홍합이 바위에 달라 붙기 위해 만들어 내는 접착 단백질의 수중접착력에 대한 연구가 처음 발표된 이래로, 이를 본따 접착제를 합성하기 위해 수많은 연구를 진행해왔지만 사람을 대상으로 임상시험까지 이른 접착물질은 없었다.

간 절제 환자 대상 임상시험에서 키토산-카테콜의 지혈 효과. 그림제공=KAIST

연구팀은 2011년 홍합의 접착 단백질을 모사한 고분자 물질 키토산-카테콜을 합성해 특허를 낸 후 실제 지혈에 어떤 작용을 하는 지 메커니즘을 규명하기 위해 노력해 왔으며, 이번에 혈액응고 인자와 상관없이 혈액 단백질과 결합해 수초 내에 빠르고 단단한 지혈막을 형성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혈액 응고 장애를 가진 동물 실험에서도 우수한 지혈 효과를 나타냈고, 간이식ㆍ간절제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실험에서도 효과를 입증했다.

수술 중에 발생하는 출혈은 환자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고, 환자의 수술 후 경과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다. 특히, 혈우병, 만성간질환, 아스피린ㆍ와파린 등 항혈액응고제 복용 등에 의해 혈액이 잘 응고되지 않는 환자가 수술을 받는 경우, 보다 효과적인 지혈이 필수적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지난달 24일 발표됐다. 또 같은 달 30일 유럽허가(CE 인증)를 취득해 차후 제품 글로벌 상용화도 가능하게 됐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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