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연기자
[아시아경제 우수연 기자]LG이노텍이 지난 1분기 깜짝 실적을 기록하면서 올해 연간 영업이익 1조원 시대를 열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받고 있다. 신기술이 추가된 카메라 모듈 공급으로 공급 단가가 높아지고 주요 경쟁사들의 재편으로 점유율 확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LG전자 잠정 영업이익 1조5000억원 중 LG이노텍 영업이익은 3000억원대 초반으로 약 2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100% 넘게 늘어난 호실적이다.
이같은 깜짝 실적은LG이노텍이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는 애플의 ‘아이폰12’ 흥행 덕분에 가능했다는 게 업계 평가다. 웨드부시증권 투자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아이폰 판매량은 ‘아이폰 12’의 흥행에 힘입어 2억5000만대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이노텍의 센서시프트(손떨림 보정) 카메라 기술이 적용된 ‘아이폰12 프로맥스’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평균 공급 가격이 상승한 영향도 실적 개선에 한몫했다.
미·중 무역 갈등으로 중국 부품사들이 재제를 받게된 점도 LG이노텍에겐 점유율 반사이익으로 작용했다. 미국은 지난해 7월 인권 침해를 이유로 중국 오필름 등 11개 기업을 재제 대상에 포함시켰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카메라 모듈 경쟁사인 중국 오필름의 공급망 제외 영향으로 LG이노텍의 모듈 점유율이 소폭 상향됐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호재에 영향을 받아 올해 LG이노텍의 실적 전망은 매출액 10조원 이상, 영업이익 1조원 내외로 한 단계 상승했다. 지난해 실적(매출액 9조5418억원, 영업이익 6810억원)과 비교하면 매출액은 5%, 영업이익은 50% 정도 늘어난 수치다.
광학솔루션(카메라모듈) 부문 뿐만 아니라 반도체 기판소재, 전장 부품 사업 부문도 올해를 기점으로 턴어라운드가 기대된다. 기판 소재 사업 부문은 반도체 업황 호조로 지난해 5500억원 수준이었던 매출액이 7000억원 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며, 전장 부품 부문도 차량용 카메라 모듈, 전기차용 파워 모듈 등을 중심으로 판매량 증대가 예상된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LG전자의 모바일 사업 중단으로 LG이노텍도 전장 부품 확대에 집중할 전망"이라며 "올해 흑자 전환하며 차세대 성장 부문으로 육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