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에서 생산된 AZ 백신, 호주로 '몰래' 배송돼

英 백신 부족 사태 와중에 논란 예상
국가 간 백신 확보 경쟁 치열해져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수환 기자] 아스트라제네카가 영국에서 제조한 코로나19 백신 수십만회 접종분을 호주로 비밀리에 배송한 것이 알려져 파장이 예상된다. 이는 영국도 인도발 백신 공급이 지연되면서 백신 물량이 부족해지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것으로써 국가 간 백신 확보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현지시간) 시드니모닝헤럴드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 70여만회분을 영국에서 호주로 배송하는 과정을 아스트라제네카 측이 비밀에 부쳤다.

이에 맷 행콕 영국 보건장관은 이날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호주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배송된 점을 부인하진 않았지만 "(해당 물량에 대해) 영국 정부가 보낸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영국 정부로선 기업들로부터 계약된 물량을 받는지만 중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호주 정부는 2월 28일에 영국산 백신 30만회분을 받았다.

이는 유럽연합(EU)이 백신 수출 제한 규정을 도입한 지 한달이 지난 시점이었으며 당시 호주는 원산지를 밝히지 않고 "외국에서 왔다"고만 밝힌 바 있다. EU 백신 접종률이 미국, 영국 등에 비해 떨어지는 상황에서 호주가 EU의 백신 국외 반출 규제를 회피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호주는 접종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백신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호주는 지난해 아스트라제네카 측과 계약을 통해 올해 초까지 380만회분을 받을 예정이었지만 지금까지 목표량에 훨씬 못 미치는 70만회분만 받았다. 호주 당국은 자국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위탁생산을 통해 접종률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지만 현재 혈전 부작용 논란이 빚어지면서 이 같은 계획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지난달엔 이탈리아 정부가 호주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25만회분 수출을 막았다. 이는 이탈리아 역시 백신 접종 속도가 목표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기에 백신 확보에 비상이 걸린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호주 스콧 모리스 총리는 이날 혈전 우려에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계획을 바꿀 생각이 없다며 접종을 지속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김수환 기자 ksh2054@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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