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80km로 빠르게 회전…북극서 드론에 포착된 '순록의 태풍'

중심에는 새끼·암컷, 성체 수컷들이 바깥쪽 회전
순록, 시속 최대 80km까지 달려
탄저병 예방접종 수의사에 겁 먹어

지난달 24일 러시아 북극권에서 순록의 떼가 원을 그리며 뱅뱅 돌고 있다. 사진=Lev Fedoseyev/TASS 제공.

[아시아경제 김봉주 기자] 최근 북극권에 있는 러시아의 코라 반도에서 순록의 떼가 원을 그리며 뱅뱅 도는 보기 드문 모습이 포착됐다.

지난 4일 타임즈나우 등에 따르면, 사진작가 레프 페도세예프는 지난달 24일(현지시각) 러시아 무르만스크주(州) 로보제로 마을 외곽의 한 농장에서 순록 떼가 소용돌이처럼 원을 그리며 회전하는 모습을 드론을 띄워 촬영했다.

이 단체행동은 '순록의 태풍'(Reindeer Cyclone)으로도 불리는데, 포식자들로부터 자신들의 무리를 보호하기 위한 행동이다.

지난달 24일 러시아 북극권에서 순록의 떼가 원을 그리며 뱅뱅 돌고 있다. 사진=Lev Fedoseyev/TASS 제공.

지난달 24일 러시아 북극권에서 순록의 떼가 원을 그리며 뱅뱅 돌고 있다. 사진=Lev Fedoseyev/TASS 제공.

이날 찍힌 '순록의 태풍' 영상은 트위터 등에 공유되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순록 떼는 위험을 감지하면 성체 수컷들이 주체가 돼 나머지 무리를 둘러싸고 빠르게 회전하면서 이동 속도를 높인다.

이 소용돌이 중심에는 생후 1년 미만의 새끼들이나 암컷들이 있어 둘레를 회전하는 수컷들에 의해 보호된다.

순록들. 사진=Lev Fedoseyev/TASS 제공.

지난달 24일 러시아 북극권에서 순록의 떼가 원을 그리며 뱅뱅 돌고 있다. 사진=Lev Fedoseyev/TASS 제공.

순록은 시속 80㎞까지 달릴 수 있다. 순록들이 무리 지어 빠르게 달리면 먹이를 특정할 수 없어 포식자들을 혼란스럽게 한다. 또 아무리 강한 포식자라도 뛰어들면 크게 다칠 위험이 있다.

순록은 보통 10마리에서 몇백 마리가 무리를 지어 이동한다. 하지만 봄철이 되면 최소 5만 마리에서 최대 50만 마리의 커다란 무리를 형성될 수 있다. 과거 시베리아 북부 타이미르반도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큰 무리인 100만 마리의 순록이 포착되기도 했다.

다만 이때 순록 떼를 겁먹게 한 포식자는 바로 탄저균 예방접종을 실시하러 온 수의사였다. 낯선 사람의 접근에 위협을 느낀 순록 떼가 이런 행동을 하게 된 것이다.

김봉주 기자 patriotbong@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슈팀 김봉주 기자 patriotbong@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