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증시 뛰었는데 변액보험 보증준비금 부담은 더 커져(종합)

금리 낮아져 준비금 적립 부담 ↑
IFRS17 및 K-ICS 대비 헤지 확대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주식시장 상승으로 생명보험사들의 변액보험 보증준비금을 쌓기 위한 부담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빗나갔다. 시중금리가 크게 낮아진 영향으로 변액보험 보증준비금 추가 적립이 연말에 한꺼번에 이뤄지다 보니 4분기 실적도 크게 떨어졌다.

대형 생보사들은 신국제회계기준(IFRS17) 및 신지급여력비율(K-ICS) 도입을 앞두고 변액보험 준비금에 대한 변동성을 줄이기 위한 ‘헤지(hedge)’를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지난해 4분기 증시 상승에 따른 변액 보증준비금 환입으로 헤지비용을 포함한 변액 보증 손익 3270억원을 기록했다. 준비금 환입 8290억원과 수수료 수입으로 580억원이 발생한 반면, 헤지 포지션에서 56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이다.

이에 따라 삼성생명은 변액보험 보증준비금으로 인한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서 2023년 IFRS17 시행 전에 준비금에 대한 헤지 비율을 확대할 예정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현재 준비금 32조원 가운데 61%인 20조원까지 헤지를 하고 있다"면서 "IFRS17 기준으로 주가 관련 75%, 금리 관련 90% 헤지 비율을 확대했고, IFRS17 시행 전에 주가 관련 100% 헤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생명 준비금 30% 이상 헤지키로

한화생명은 지난해 4분기에만 1870억원의 변액보증준비금을 추가로 적립하면서 44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한화생명은 올해 저금리 기조와 주가하락 등 시장변동성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금리민감도를 줄이기 위해 전체 변액보증준비금 중 30% 이상을 헤지하기로 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헤지 비중이 늘어나면 보증준비금 환입이 줄어들게 된다"면서 "금리와 주식시장 상황을 보면서 헤지 비중을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교보생명도 지난해 변액보증준비금을 1700억원 가량 추가로 적립하면서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382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9.9% 감소했다.

변액보험은 판매 시점의 예정이율(보험료를 결정하는 이율)보다 금리나 주가 하락 등으로 투자수익률이 떨어지면 그 차액만큼을 보증준비금으로 쌓아야 한다. 변액보험 투자 실적이 나빠지더라도 계약자에게 보증한 최저 보험금의 지급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보험사들은 별도로 준비금을 마련하는 것이다.

변액 보증준비금 규모가 늘면 이차손실이 커지고, 그만큼 순이익은 줄어서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변액보험 보증준비금은 시가평가방식을 적용, 시중금리가 오르면 덜 쌓고 떨어지면 더 쌓아야 한다. 특히 보험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IFRS17과 K-ICS가 도입되면 변액보험 보증과 금리연동형 상품의 최저이율보증 등이 부채에 반영돼 리스크를 줄여야 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올해 시중금리가 오르게 되면 보증준비금 적립 부담을 어느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며 "헤지 전략을 통해서 보증준비금으로 인한 변동성을 줄이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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