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연일 강공에 난감해진 박범계

"부드럽게 말씀하시면 좋겠다"며 대응 자제… 5일 광주 찾아 검찰 내부 분위기 살필 듯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의 계속되는 강경발언에 박범계 법무부 장관까지 난처한 입장에 처했다. "부드럽게 말씀하시면 좋겠다"며 에둘러 불편한 속내를 보이면서도 추미애 전 장관과 같은 맞불대응은 자제하는 모양새다. 박 장관은 우선 일선 검찰청을 찾아 검찰 내 분위기를 살펴본다는 계획이다.

4일 법무부에 따르면 박 장관은 5일 광주고검과 광주지검을 방문해 평검사 간담회를 진행한다. 지난달 10일 인천지검을 시작으로 일선 검찰청 방문을 이어가는 순회 일정 중 하나다.

일각에서는 수사 기소 분리와 여당이 추진하는 중대범죄수사청 신설 등에 대해 박 장관이 평검사들의 의견을 들으며 분위기를 살피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박 장관은 윤 총장의 작심발언에 이렇다 할 대응을 못하고 있다. 중수청 신설 반대 주장에 "수사권 남용의 측면도 한 번 고민해주시면 좋겠다"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밝힌 게 전부다.

법조계에서는 정치권에 이어 박 장관까지 윤 총장 저격에 본격 가세할 경우 지난해와 같은 검란 사태나 추 전 장관 때의 여론 역풍이 재연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더욱이 박 장관은 취임한 지 불과 한달밖에 되지 않은 상황에서 법무부와 검찰 조직을 제대로 아우르지 못했다는 지적도 받아야한다.

그렇다고 박 장관이 책임을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취임 직후 단행한 검찰 고위직 인사에서 윤 총장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으며 1차 갈등을 일으킨데다 중간간부 인사에서는 임은정 대검찰청 감찰정책연구관에 수사권을 부여하며 또다른 갈등을 촉발시켰다.

임 연구관의 수사권을 놓고서는 윤 총장과 대립각을 세워 온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과 추 전 장관까지 가세했다. 더욱이 박 장관까지 "(임 연구관이) 수사를 못 하게 하는 건 부당하다"고 밝히면서 법무부와 대검의 또다른 갈등으로까지 전선이 확대된 양상이다.

검찰 내부에서는 사태 수습을 위해 박 장관과 윤 총장이 만날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박 장관이 윤 총장과 만나 관련 사안을 상의하겠다고 밝혔지만 실무진 선에서 면담 일정 조율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더욱이 윤 총장은 이날 오전 반차를 내고 출근하지 않아 일각에서는 거취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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