外人의 컴백.. 사면 오르고 팔면 내린다

외국인 증시 주도권 가져가
올 들어 외인 자금 향방따라
코스피 등락도 움직여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증시 주도권이 다시 외국인에게 돌아갔다. 지난해 코로나19에 의한 증시 충격 이후 증시를 휘어잡던 개인 투자자가 몸을 사리는 틈에 외인이 증시를 장악했다. 외인이 팔면 떨어지고 사면 오르는 장이 이어지고 있는 것인데, 이 같은 추세는 앞으로 더욱 강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외국인, 사면 오르고 팔면 떨어진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코스피에서 외인 순매수 일은 18거래일이었는데 이중 지난 24일과 지난달 18일을 제외한 나머지 날들은 모두 증시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외인이 팔아 치운 20거래일 중 3일을 제외한 날은 모두 하락장이 형성됐다. 전체 거래일 중 5일을 제외한 나머지 날들은 모두 외인의 움직임에 따라 지수의 등락이 결정된 것이다.

반면 지난해 코스피 상승의 주역이었던 개인의 순매수·순매도 방향은 지수와는 대부분 역방향으로 움직였다. 이달 들어 4일, 지난달 5일 정도가 개인의 방향과 지수가 같은 방향을 바라봤다.

특히 이달 들어 외인의 순매수·매도액이 개인이나 기관보다 컸던 날은 7일로 전달(2일)보다 많아졌다. 코스피가 2900과 3200을 오가는 변동성 장에서 외국인의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힘 잃은 개미

코스피 지수가 급락세로 출발한 26일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0.20포인트(-0.33%) 떨어진 3,089.49로 시작해 하락 흐름을 보이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개인의 투자심리 저하가 외인의 힘을 상대적으로 부각시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개인은 지난해 3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증시 충격 이후, 지속적으로 주식을 매입하며 코스피 상승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올 들어 대내외적인 요인으로 주가 변동성이 커지면서 투심을 점차 잃어가고 있다. 증권계좌 투자예탁금은 1일 68조원에서 25일 65조원까지 빠졌다. 이달 들어 개인의 일평균 순매수 대금도 63%가량 줄었다.

기관도 힘을 잃고 있다. 연기금은 연초 증시 상승에 따른 자산배분 비중 조절로 점차 증시에서 발을 빼고 있다. 펀드도 직접 투자 수요 증가에 따라 환매 물량이 커지고 있다.

외인 주도의 장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백신 보급에 따른 경기 회복세가 외인의 유입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올초 발표된 지난해 실적 개선에 대한 전망이 코스피를 3200까지 올려놨다는 점에서, 백신 보급에 따른 경기 회복은 외인 유입의 촉매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 회복에 따른 원화 약세도 우리나라 증시의 매력을 더한다. 원화가 지속적으로 약세를 보인다면 외인 입장에서는 환차익까지 노릴 수 있게 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리 속등 현상 지속으로 주가 조정이 지속된다면 안전자산 선호 심리 강화로 달러화 추세 강세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외인의 수급은 코스피 전체보다는 특정 부문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라며 "올 들어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소재, 금융 섹터의 외인 순매수 강도가 높은데, 인터넷·게임, 통신사 등으로 구성된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를 제외하면 리플레이션(경기회복+인플레이션) 투자 성향이 높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시장 금리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에 따라 외인의 수급도 소재, 금융 쪽으로 무게가 실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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