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손떼는 정몽구 명예회장,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 빨라지나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이 마지막 남은 현대모비스 등기이사직을 내려놓으면서 그룹 경영에서 공식적으로 손을 떼게 됐다. 향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중심으로 하는 지배구조 개편 논의가 빨라질 것으로 관측된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정 명예회장은 다음 달 24일 열리는 현대모비스 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난다. 정 명예회장의 현대모비스 사내이사 임기 만료는 내년 3월이다. 그러나 이미 아들인 정 회장에게 그룹 전반의 경영권을 넘겨준 만큼 임기를 채우지 않고 퇴직하기로 했다.

정 명예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정 회장을 중심으로 하는 현대차그룹의 사업 재편은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의 새로운 미래를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기업’으로 정하고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10월 "미래에는 자동차가 50%가 되고 30%는 개인항공기(PAV), 20%는 로보틱스가 될 것이라 생각하며 그 안에서 서비스를 주로 하는 회사로 변모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지배구조 개편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대주주인 정 회장과 정 명예회장을 중심으로 현대모비스와 현대차, 기아 등이 순환출자 구조로 짜여 있다.

국내 주요 대기업 가운데 순환출자 구조를 아직 깨지 못한 곳은 현대차그룹뿐이다. 정 회장의 경영권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고 정 회장의 그룹 지배구조를 강화해야 한다.

특히 정 회장은 지분 23.29%를 보유한 현대글로비스를 제외하면 핵심 계열사 지분이 많지 않다. 정 회장은 그룹 핵심 고리인 현대모비스와 현대차의 지분율이 아직 낮아 이를 높여야 하는 숙제가 있다.

그룹 안팎에서는 정 회장이 현대글로비스의 지분을 적극 활용해 그룹 지배권을 확보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글로비스의 지분을 매각하거나 스와프하는 방식으로 현대모비스 지분을 사들일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2018년 같은 내용의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하다가 사모펀드 등의 반대로 무산된 경험이 있는 만큼 주주들의 이익을 강화하는 플랜B의 수정 방안을 택할 가능성도 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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