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럽다' 총리가 꼬집은 배터리 분쟁, 막판 합의가능성은

정세균 국무총리가 28일 서울 목동의 한국예술인센터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이미지: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국내 전기차 배터리 기업간 국내외에서 송사가 불거진 것과 관련해 정세균 국무총리가 빨리 해결하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내놨다. 전기차 시장이 한창 커지고 있는데 허튼 곳에 힘을 쏟으면서 다른 나라 기업에만 좋은 일을 한다고 꼬집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판결이 다음 달로 예정된 가운데 두 회사 모두 막판 합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다만 사안을 바라보는 시각이나 합의금을 둘러싼 의견차가 커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정세균 총리는 28일 열린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한국 대표기업인 LG와 SK가 3년째 소송중이며 비용은 수천억원에 달한다고 한다"며 "두 회사가 싸우면 남 좋은 일만 시킨다"라고 말했다.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LG화학은 중국 기업과 1, 2위를 다투고 있고 SK이노베이션은 후발주자임에도 점유율을 빠르게 늘려나가며 글로벌 시장에서 내로라하는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기업끼리 소모적인 분쟁을 이어갈 경우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얘기다. 정 총리는 "미국 정치권도 빨리 해결하라고 하는 등 부끄럽다"며 "두 회사 최고 책임자와 연락하면서 ‘부끄럽지 않냐, 국민에게 이렇게 걱정을 끼쳐도 되냐’며 빨리 해결하길 권했는데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작은 파이를 놓고 싸울 게 아니라 넓은 세계 시장에서 적극 활동하는 상황을 빨리 만들었으면 한다는 의사도 내비쳤다.

소송은 크게 두 갈래다. SK이노베이션이 영업비밀을 침해했으니 미국 내 수입을 금지해달라며 LG화학이 ITC에 제기한 게 있고 현지 델라웨어주 연방지방법원에서 진행중인 민사소송도 있다. 크고 작은 소송이 미국 ITC의 판결을 토대로 결정을 할 가능성이 커 당장 다음 달 ITC가 어떻게 결정할지 주목하고 있다. 미국 내 소송은 우리와 달리 징벌적 손해배상제도가 활발히 작동, 잘못이 인정된다면 배상금액이 상당할 것으로 LG화학 측은 내다보고 있다.

오랜 기간 분쟁이 이어진 가운데 시장에선 두 회사간 막판 합의 가능성도 남았다고 본다. LG화학은 전일 열린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최종판결 전후로 합의 가능성 있다, 협상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윤현석 IR담당 상무)고 전했다.

관건은 합의금액이나 조건일 텐데 합의금으로는 수조원 수준에서 논의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 모두 공식적으로 합의금이나 합의조건을 밝힌 적은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역대 ITC 분쟁에서 손에 꼽을 정도로 합의금이 크다는 얘기가 있어 의견차를 좁히기 쉽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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