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 탄 은행 퇴직연금 수익률

3분기 5대銀 DB형 1.65%
근로자 운용 지시 DC형 2.13%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올해 주요 시중은행의 퇴직연금 수익률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롤러코스터를 타듯 급등락 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5대 은행(신한ㆍKB국민ㆍ하나ㆍ우리ㆍNH농협은행)의 확정급여(DB)형 퇴직연금 수익률 평균은 1.65%로 집계됐다.

은행별로 보면 신한은행이 1.84%로 가장 높았다. 하나은행이 1.70%로 뒤를 이었고 국민과 우리은행이 각각 1.62%, 1.60%였다. 농협은행은 1.49%로 수익률이 가장 낮았다.

근로자가 직접 상품 운용 지시를 하는 확정기여(DC)형의 평균 수익률은 2.13%를 기록했다. 은행별로는 2.04%에서 2.45%의 수익률을 거뒀다.

언뜻 보기엔 이들 수익률이 매우 낮아 보이지만 올해 1분기 수익률인 1.56%(DB형), 0.86%(DC형) 보다 각각 0.09%포인트, 1.27%포인트 개선된 수치다.

1분기만 해도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아 국내 주식시장 등이 크게 위축되면서 퇴직연금에서도 마이너스 수익률이 속출했다. 특히 은행이나 저축은행 예금상품을 주로 담는 원리금 보장 상품이 아닌 원리금 비보장 상품은 국내외 주식시장 폭락을 고스란히 맞았다. 원리금 비보장 상품엔 국내외 주식, 채권, 원자재 상장지수펀드(ETF), 글로벌 펀드사가 판매한 타깃데이트펀드(TDF) 등이 편입된다. 특히 DC형에서 원리금 비보장 상품 수익률은 5대 은행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평균 수익률은 -6.46%를 보였다.

그러다 국내외 주식시장이 브이(V)자 반등을 보인 지난 2분기 DC형 원리금 비보장 상품 수익률이 0.73%로 플러스 전환한 뒤 3분기 5대 은행 평균 5.58%의 수익률을 올렸다.

물론 이 사이 코스피와 코스닥이 저점 대비 50% 이상 오른 점을 감안하면 낮은 수익률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국내 주식뿐 아니라 해외 주식, 채권, 부동산 등 대체투자를 병행하는 상품이라는 점에서 나름 괜찮은 수익률이라는 게 은행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개인형 퇴직연금(IRP) 수익률도 올해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 1분기 -0.84~0.12% 수익률에서 3분기 1.84~2.27%로 역시 주식시장 흐름과 동반했다.

그럼에도 최대 2%대 초반(DB형(1.65%)ㆍDC형(2.13%)ㆍIRP(2.00%))에 그치는 이 수익률은 저축은행 정기예금 이자 수준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근로자의 안정적인 노후준비를 위해 자산증식을 목적으로 도입된 퇴직연금이 손실의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수익률이 너무 낮아 ‘쥐꼬리 이자’라는 오명을 좀처럼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들 3개 상품의 10년 장기 수익률을 봐도 2%대 중반에 그친다.

은행권 관계자는 “퇴직연금 운용 주체인 기업과 근로자가 장기적 관점에서 주식, 국내외 펀드, 부동산 등 대체투자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면서도 “수익률 극대화를 위한 정부와 금융사의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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