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딜 이끈 '딥체인지'

최태원 "근본적 혁신만이 기업의 생존 담보"

①발상의 전환‥코로나 백신 위탁생산 수주

②과감한 베팅‥ 배터리 사업 조 단위 투자

③무한한 신뢰‥ 계열사 대표들에 도전 주문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 SK그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도 초대형 인수합병(M&A)에 성공하면서 그룹 내외에선 최태원 회장이 강조해 온 '딥 체인지(근본적 변화)'가 경영 나침반이 됐단 분석이 나온다.

최 회장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SK그룹 임직원들에게 "코로나19 환경을 위기라고 단정 짓거나 굴복하지 말고 우리의 이정표였던 '딥체인지'에 적합한 상대로 생각하고 성장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단순히 기술적인 변화보다는 바닥부터 근본적 혁신을 통해서만 기업의 미래 생존을 담보할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 최 회장은 올들어 글로벌 경기가 침체되고 각 기업들이 움츠러든 상황에서도 각 계열사 대표들에게 과감한 도전을 주문했다. 그는 "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구조적 한계를 어쩔 수 없는 주어진 환경이 아닌 극복의 대상으로 인식하는 발상의 전환이 있어야 딥체인지가 가능하다"며 "무엇보다 최고경영자가 구조적 장애물을 해결하기 위한 출사표를 던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반도체 시장 1위 경쟁사인 인텔을 대상으로 한 10조원 규모의 M&A 시도와 성공이 가능했던 것은 이런 최 회장의 자신감과 격려, 계열사 대표들에 대한 무한한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다. 2017년 삼성전자의 미국 하만 인수 가격인 80억 달러(약 9조3600억원) 를 뛰어넘는 국내 사상 최대 규모의 M&A 성공 뒤에는 최 회장의 과감한 베팅과 결단이 있었음은 물론이다.

SK그룹은 바이오와 4차 산업혁명이라는 메가트렌드에 꼭 맞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도 보란듯이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의 미국과 중국 시장을 대상으로 한 조단위 배터리 사업 투자와 SK케미칼과 SK㈜ 바이오 사업부문의 코로나19 관련 치료제 및 백신 위탁생산 수주가 위기 상황에서 돋보였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조지아주 잭슨 카운티에 총 3조원이 규모의 자금이 투자되는 대규모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2021년까지 10GWh 규모의 1공장을 완공하고 이를 폭스바겐 미국 공장 공급용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어서 2022년까지 같은 규모의 조지아주 2공장을 완공하고 이는 미국 포드 전기차 배터리 공급라인으로 쓸 예정이다.

중국에서도 투자를 늘리고 있다. 지난해 말 7.5GWh 규모의 중국 창저우 공장을 준공했고, 중국 옌천에도 제2공장 투자를 진행 중이다. 기아차 옌천3공장에 인접해 기아차의 배터리 물량을 책임질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로 바이오 사업도 주목받고 있다. SK㈜의 신약개발 자회사인 SK바이오팜은 상장 대박을 터뜨렸다. 또 다른 바이오 자회사인 SK팜테코는 자회사인 앰팩을 통해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미국 정부의 필수 의약품 확보 사업자로 선정됐다. SK케미칼의 백신사업을 분사해 만든 SK바이오사이언스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가 기대감을 표시하는 등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최 회장과 SK그룹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들은 이번 주 제주에 모여 코로나19로 바뀐 경영 환경에 맞는 지속 성장 방안을 토의한다. 그룹 연례행사 중 하나인 'CEO 세미나'가 오는 21∼23일 제주 디아넥스호텔에서 열린다. 이번 세미나는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온ㆍ오프라인으로 동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최 회장과 최재원 수석부회장,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등 총수 일가와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주요 계열사 CEO 등 최고경영진 30여명은 오프라인으로 참석하고, 나머지 임원들은 온라인으로 함께 한다. '파이낸셜스토리 구체화 방안'을 주제로 열리는 올해 세미나에서는 코로나 국면에서 그동안 최 회장이 '딥체인지'의 방법론으로 강조해 온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며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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