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보호' 내세운 애플의 역설…'경비 절감 목적'

아이폰12 패키지에서 이어폰과 충전기 뺐지만
"5G 부품 생산비용 늘자 액세서리로 비용 절감"
액세서리 별도 구입하면 제품 포장 폐기물 더 늘어나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애플이 아이폰12 시리즈 출시를 계기로 전원 어댑터와 이어폰을 제외시킨 결정이 환경보호 보다는 비용 절감 목적이 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8일(현지시간) IT전문매체 더 버지는 "애플의 아이폰12 패키지에 충전기와 유선 이어폰을 제외한 것이 비즈니스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지구에 도움이 된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회사의 비용은 줄어들겠지만 소비자들이 별도로 구입해야 하기 때문에 환경에 도움이 되는 장점은 줄어든다"고 지적했다.

첫 5G 아이폰을 출시하는 과정에서 생산단가가 올랐고 5G 전환을 비용절감 기회로 잡은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CFRA 리서치의 안젤로 지노 선임연구원은 "애플은 환경 친화적인 룰을 앞세웠지만 비용 절감 움직임은 회사 재정에도 좋은 방향"이라며 "아이폰12에 포함된 5G 주파수 부품이 전작보다 30~35% 더 비싸 애플이 다른 방향에서 비용을 절감하려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이폰을 쓰는 소비자들이 무선이어폰 에어팟까지 추가로 구입하는 경우 애플의 수익은 더 늘어난다. 진 먼스터 루프벤처스 파트너는 "휴대폰 1대당 총 수익이 1% 넘게 늘어날 수 있다. 2018년(2억1700만대) 아이폰 구매자 5%가 에어팟을 구입한다고 가정하면 애플은 추가로 7억 달러의 수익을 벌어들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 보호가 결국 명분에 불과한 이유는 또 있다. 아이폰을 구입한 소비자들이 별도의 충전기와 이어폰을 구입하는 과정에서 폐기물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어폰과 충전기를 별도로 구입하면 개별 제품을 배송할 때 패키지에 포함했을 때보다 많은 포장 폐기물이 발생한다.

애플은 아이폰12 패키지에 USB-C to 라이트닝 케이블만 동봉했다. 애플이 이 케이블에 맞는 전원 어댑터를 제공한 것은 아이폰11 프로나 맥스 밖에 없다. 이전 기종을 썼던 아이폰 이용자들이 아이폰12를 구입할 경우, USB-C 타입을 지원하는 충전용 어댑터를 추가로 구입하거나 구형 케이블(USB-A to 라이트닝)과 어댑터를 이용해야 한다. 애플코리아에서 판매중인 20W USB-C 전원 어댑터 가격은 2만5000원이다.

더 버지는 "아이폰12 이용자들이 애플의 충전기를 구입하면 애플의 탄소발자국에 추가될 것이고, 다른 업체의 충전기를 사면 해당 업체의 탄소발자국이 추가될 것이므로 전체적으로 탄소배출량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며 "USB-C타입 충전기를 판매하는 액세서리 제조사들에게 이익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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