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물적분할 리스크?… 시장선 '명백한 호재, 지금 사라'

기관 매수… 1%대 상승
LG화학 전철 밟을라 불안감

증권가 "LG화학과 다르다,
SK텔레콤 사업 가치 증대 기대"

[아시아경제 이민지 기자] SK텔레콤이 모빌리티사업 부문의 분할을 예고하면서 개인 주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배터리 사업 분할을 결정한 LG화학의 전철을 밟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그러나 시장에선 분할이슈는 기업가치 증대에 명백한 호재라며 '쌀 때 사라'고 조언했다.

15일 오전 10시 20분기준 SK텔레콤은 코스피시장에서 전일보다 1.74% 오른 23만4500원에 거래됐다. 전일 5% 가까이 급락한 SK텔레콤은 기관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1%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외국인은 시장에서 44만주를 팔았고 기관은 약 3000주를 사들였다.

SK텔레콤이 모빌리티 사업 육성을 위해 분사를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 변동성이 높아지고 있다. 전일엔 하루 동안 외국인이 22만8000주를 팔아치우면서 주가 낙폭이 더 커졌다.

SK텔레콤은 분사 이후 T맵을 중심으로 영역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그간 글로벌 모빌리티 시장 선점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 왔던 만큼 관련 업계에선 분사 이후 다른 업체와의 파트너십 체결, 투자 유치, 신속한 의사결정 등을 통해 모빌리티 시장에서 높은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분사 방법은 물적분할이 유력하다. 회사를 나눌 때는 인적분할과 물적분할이 있는데 물적분할은 기존회사가 신설회사 주식을 100% 보유 하는 것을 말한다. 최근의 사례로는 LG화학이 있다. LG화학은 배터리 신설법인(LG에너지솔루션)의 발행주식 총수를 100% 보유해 자회사 형태로 만든다고 밝혔다. 인적분할은 새로운 회사를 만들어 주식 지분을 기존회사 주주들이 그대로 이어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인적분할은 지분구조가 달라지지 않아 큰 반발에 부딪힐 가능성이 작지만 물적분할은 주주의 구성이 달라지기 때문에 이해관계에 따라 큰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물적분할 대신 인적분할을 개인들이 선호하는 이유다.

이러한 소식이 전해지면서 개인들 사이에선 SK텔레콤의 물적분할이 주가에 어떠한 영향을 줄지 의견이 분분하다. SK텔레콤이 LG화학처럼 장기간 주가 약세를 보이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주주 게시판에 글을 홀린 한 주주는 "LG화학 분할의 여파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분할을 추진해야 했는데 의문"이라며 "단순한 통신사로 남지 않을 것이라고 주주들에게 설명해 놓고선 지금 분할을 결정하는 것은 개인들에게 불합리하다"고 말했다. 나아가 SK텔레콤의 경우 개인 투자자들의 대표적인 장기투자 주식인데, 모빌리티 부문을 포함에 미래를 보고 주식 사둔 주주들에게는 부정적인 재료가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반면 다른 주주들은 이미 예상된 시나리오라며 기업 가치에 긍정적일 뿐만 아니라 모빌리티 사업의 경우 LG화학의 배터리 부문과 달리 회사 가치에 큰 영향이 없어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내다봤다.

일각에선 SK의 지배구조 개편에 주목해봐야 할 시점이라고 주장한다. 궁극적으로 손자회사인 SK하이닉스를 자회사로 개편하려는 시도가 이뤄지면 SK가 지주사인 SK 주가를 높이고 SK텔레콤 주가를 낮춰 합병에 유리한 조건을 맞출 것이란 판단에서다. 이미 주식 유튜브에선 '공정거래법상 제한을 피하고자 SK하이닉스를 자회사로 만들기 위한 시도가 나올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증권가에선 모빌리티 사업 분사로 사실상 회사 기업가치가 증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모빌리티 자회사가 SK텔레콤 순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 미만이고 명확한 가치 판단을 한 사례가 없어 단기간에 주가가 내릴 만큼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도리어 성장성 높은 사업 부문을 분사해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경우 지나치게 저평가된 SK텔레콤의 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SK텔레콤은 모빌리티 자회사를 SK그룹에서 자율주행자동차와 공유 경제를 주도하는 사업체로 육성할 것"이라며 "우버와의 협력도 공유경제 사업을 고려한 포석으로 모빌리티 사업 분사는 명백한 호재"라고 강조했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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