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끓이려다 불낸 초등생 형제에…정세균 '재발 방지 대책 마련'

인천 미추홀구소방서에 따르면 지난 14일 미추홀구 빌라에서 초등학생 형제가 라면을 끓여 먹다 화재를 일으켰다. 사진은 인천소방본부 제공./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슬기 기자] 인천에서 초등학생 형제가 비대면 수업으로 등교를 하지 못한 상황에서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라면을 끓여 먹으려다 불이 나 화상을 입은 가운데 정세균 국무총리는 16일 "아이들이 하루빨리 의식을 회복하길 간절히 바란다"고 안타까워했다.

이날 정 총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인천에서 초등학생 형제가 라면을 끓여 먹다 불이나 이틀이 지난 지금까지도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인천 미추홀소방서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전 11시10분께 미추홀구의 한 빌라에서 A(10) 군과 B(8) 군이 라면을 끓여 먹으려다 불이 났다. A 군은 전신 40% 화상을 입고 B 군은 5% 화상을 입었지만, 장기 등을 다쳐 위중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형제는 4층 빌라 중 2층에 있는 집에서 미처 빠져나오지 못하고 119 신고를 했다. 그러나 당시 A 군은 빌라 이름만 말한 뒤 "살려주세요"만 계속 외쳐 소방당국은 휴대전화 위치 추적 끝에 화재 장소를 파악하고 진화 작업을 벌였다.

형제는 기초생활 수급 가정 자녀로 평소 학교에서 급식을 먹었지만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학교가 비대면 수업을 진행하면서 스스로 끼니를 해결하려다 이같은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 미추홀구소방서에 따르면 지난 14일 미추홀구 빌라에서 초등학생 형제가 라면을 끓여 먹다 화재를 일으켰다. 사진은 인천소방본부 제공./사진=연합뉴스

정 총리는 이를 두고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수업을 하는 중, 스스로 끼니를 챙기기 위해 일어난 일이어서 더욱 가슴이 아프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조금 전 박남춘 인천시장님과 통화를 했다. 아이들의 상황을 확인하고, 인천시의 긴급지원책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복지의 빈틈과 사각지대에 대한 의견도 나눴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도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두르겠다. 코로나19로 돌봄 사각지대에 있는 아이들을 위해 실질적 대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철저히 살피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들의 어머니 C(30) 씨는 아이들을 방치한다는 내용으로 이웃 신고가 3건이나 접수된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 미추홀경찰서는 이날 C 씨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지난달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인천시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신고 당시 가정환경 개선을 권고했지만 3번째 신고 이후 방임 학대를 우려해 경찰 수사를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슬기 인턴기자 sabiduriakim@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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