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 2.5 시행에 오프라인 유통업체 '희비'

백화점, 의류·식품 구매 발길 끊겨 매출 '뚝'
대형마트 식료품 판매 늘며 타격 덜 받아
편의점, 밤 9시 이후 매출 급증

[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수도권에서의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 시행 이후 오프라인 유통업체간의 희비가 엇갈렸다. 백화점은 의류·식품 등을 구매하러오는 발길이 뚝 끊기면서 매출이 급감했다. 반면 편의점은 오후 9시 이후 수요와 반찬류 판매가 늘면서 선방했다. 대형마트 역시 식료품 위주로 소비자들의 구매가 증가하면서 타격을 덜 받았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된 지난달 30일부터 6일까지 롯데백화점 전체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0% 감소했다. 여성과 남성패션이 각각 47.0%, 43.0% 줄었다. 코로나19 영향을 받지 않았던 해외명품 매출조차 3% 감소했다. 백화점 대신 근처 대형마트 슈퍼 편의점을 이용하는 사람들로 식품 매출은 68.0%나 급감했다. 이 기간 신세계백화점 매출도 19.9% 줄었다.

반면 재택근무 등 집에서 있는 시간이 늘면서 '집밥'을 먹는 사람들로 인해 대형마트는 식료품 매출이 신장하면서 그나마 선방했다.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3일까지 채소와 수산물 매출이 전달대비 11.7%, 11.1% 증가했다. 집에서 간편하게 조리해 먹을 수 있는 반조리 식품도 인기다.

오후 9시 이후 식당 이용이 제한되면서 해당 시간대 편의점 매출은 급증했다. CU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5일까지 오후10시부터 새벽 2시 심야 시간대 주요 상품의 매출을 분석한 결과, 조각치킨 등 즉석조리식품의 매출이 전월 대비 37.2% 증가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 및 수도권의 즉석조리식품 매출신장률이 38.2%로 지방의 31.6% 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

방역 당국이 서울 및 수도권 편의점에서 오후 9시~새벽 5시 점내외 취식을 금지한 가운데, 해당 상품의 매출이 이렇게 크게 증가한 이유는 심야에 주점, 음식점 등이 문을 닫자 편의점에서 먹거리를 구매해 집에서 먹는 수요가 부쩍 늘어났기 때문이다.

CU 관계자는 "편의점에서 즉석조리식품은 평소에도 점내 취식 보다 포장 구매하는 고객들이 대부분인데다 특히, 최근엔 편의점의 24시간 배달서비스를 통해 대면 접촉 없이 쉽게 구매할 수 있어 심야의 대체 구매처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간단한 야식 메뉴들의 인기도 매우 높았다. 조리면(파스타, 콩국수, 볶음면 등) 36.9%, 냉장간편식(피자, 떡볶이, 수제비 등) 29.6%, 죽?스프류 28.2%, 냉동만두 26.9% 등 밥이 들어간 식사류보다 비교적 가볍게 먹을 수 있는 즉석식들이 평소보다 더 많이 팔렸다.

과자류에서는 팝콘이 24.9%로 가장 높은 신장률을 보였으며 쿠키류 19.1%, 일반스낵 16.6%, 젤리류 10.9% 매출이 증가했다. 외출을 자제하고 극장 대신 넷플릭스 등 OTT, VOD를 시청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심야에 수요가 급증하는 주류는 양주 22.2%, 소주 14.9%, 와인 14.2%, 맥주 9.5%의 순으로 높은 매출신장률을 기록했고 이와 함께 동반구매율이 높은 냉장안주 29.0%, 육가공류 21.7%, 마른안주류 19.7% 매출이 늘었다.

이마트24는 지난 1~3일 수도권 점포의 시간대별 매출을 살펴본 결과 오후 8~10시 매출이 전주 같은 기간 대비 17.5% 증가했다. 오후 9시대 매출은 23.3% 늘었다.

해당 시간대 주류와 먹거리가 많이 팔렸다. 전체 주류 매출은 49.5% 증가했다. 양주와 소주, 와인, 맥주가 각각 73.7%, 68.9%, 53.9%, 46.1%씩 늘었다. 주류와 함께 안주와 과일, 스낵도 각각 66.4%, 36.9%, 30.9% 신장했다. 지에스(GS)25도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3일까지 서울과 경기 인천 점포의 오후 9시 매출이 전주 같은 기간 대비 각각 27.1%, 23.6% 늘었다. 편의점에서 반찬류를 구매하는 수요도 늘었다. CU에서는 반찬류 매출이 전월대비 45.7% 증가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집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늘면서 대형마트와 편의점은 식료품 매출이 늘면서 타격을 그나마 덜 받았다"면서 "코로나19 확진자수가 줄고 있어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끝나면 보복적 소비를 하는 사람들로 백화점 매출도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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