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13년간 폐질환 투병 끝 숨져

박씨, 2007년 이마트서 가습기살균제 구입
가습기살균제 사망자 총 1559명

지난 2017년 8월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강당에서 열린 '가습기 살균제 구제인정 필요 주요사례발표' 기자회견장에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박영숙 씨가 침대에 누운 채 참석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봉주 인턴기자] 이마트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한 이후 13년간 중증 폐 질환으로 투병하던 피해자가 결국 세상을 떠났다.

12일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이마트 PB상품 'E-PLUS 이플러스 가습기살균제' 1통을 사용하고 중증 폐 질환으로 13년을 투병해온 박영숙씨가 10일 사망했다"고 밝혔다. 박씨는 이달 초 이화여대 목동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었으며 끝내 깨어나지 못하고 숨졌다.

해당 상품은 '가습기살균제 성분'으로 알려진 클로로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CMIT)과 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MIT) 성분을 원료를 넣어 SK케미칼이 만들고 애경산업이 이마트에 공급한 제품이다.

박씨는 2007년 이마트에서 이 가습기살균제를 구입해 사용한 뒤 호흡이 힘들어졌고 2008년 3월 쓰러졌다. 이후 그는 자력으로 호흡하지 못해 산소호흡기를 착용했다.

박씨는 2014년 정부 1차 조사 당시 호흡능력이 정상인의 15%로 낮은 수준이었지만, 제품 사용과 폐질환 발병 사이 인과관계가 낮다며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피해 가능성이 낮음을 의미하는 폐손상 3단계를 판정받았다.

이후 2016년 8월 당시 추미애 열린민주당 대표는 우원식 의원과 함께 서울 강서구 박씨의 자택을 방문해 투병 중이던 그를 위로하며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박씨는 2017년 결국 피해자로 인정받았다.

박씨는 투병 중에도 가습기살균제 피해에 대한 진상규명과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활동을 이어왔다. 2017년과 2019년에는 들것에 실린 채 기자회견과 청문회에 출석해 피해자 인정과 피해 대책 이행을 촉구했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 따르면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는 이달 7일 기준 6천833명이며, 사망자는 1558명이다.

사회적 참사 특조위는 지난달 27일 가습기살균제 사용으로 인한 건강 피해 경험자가 약 67만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김봉주 인턴기자 patriotbong@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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