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나도 임차인…‘윤희숙 효과’가 바꾼 국회

용혜인 “강남 3구 아닌 국민의 대표 되어 달라”
장경태 “내 집 장만의 꿈은 은행 대출·갭투자 아냐”
김선교 “민주당, 서민들의 사다리 걷어 차”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임춘한 기자] 윤희숙 미래통합당 의원의 연설이 화제가 되자 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는 ‘너도 나도 임차인’이라는 여야 의원들의 고백이 쏟아졌다. 특히 범여권에서는 청년 의원들이 찬성 토론자로 발언대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저는 임차인입니다”라며 윤 의원의 발언과 똑같은 문장으로 포문을 열었다. 용 의원은 “결혼 3년 차, 신혼부부 전세자금 대출을 받아 은평에 있는 한 빌라에 신랑과 함께 살고 있다”며 “부동산 불평등 해결의 시작은 집값을 잡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용 의원은 통합당 의원들을 향해 “이번 부동산 대책으로 고통받는 사람들, 세금 때문에 죽겠다고 하는 사람은 누구냐”며 “상위 1% 종부세를 납부하고 있는 부동산 부자들인가. 아니면 투기목적으로 집을 소유한 뒤 10억짜리 전셋집에 사는 사람들인가"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명박 정부가 정한 최저 주거 기준이 1인 가구 기준 14㎡. 쪽방, 고시원, 옥탑방과 같은 4평짜리 방에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며 "강남 3구의 국민만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집 한 채는커녕 4평짜리 최저 기준의 삶을 살아가는 국민의 대표가 되어 달라"고 말했다.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집 없는 청년”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장 의원은 “지방에서 서울로 상경한 저는 반지하, 옥탑방, 고시원에서 살았다”며 “감당하기 어려운 전세 보증금 때문에 전세집도 언강생심 꿈꾸지 못했다”고 밝혔다.

장 의원은 “내 집 장만의 꿈은 은행 대출의 꿈도 갭투자 성공의 꿈도 아니다”라며 “지금 서울은 부동산이라는 넘을 수 없는 벽을 만들었다. 월세가 오를까, 전세금 오를까봐, 계약갱신이 안 될까봐 불안에 떨며 내일을 살아야하는 청년에겐 허탈감만 준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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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숙 효과’로 통합당의 모습도 달라졌다. 통합당은 과거 고성을 지르다 퇴장했던 것과는 달리 회의가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키며 반대토론에 나섰다. 다만 법안 표결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민주당 의원들은 통합당을 향해 “반대토론을 했으면 반대를 찍어야죠”, “반대표도 못 찍는 사람들이 말이 많다”고 비판했다. 본회의가 진행되는 내내 여야 간 고성과 야유는 여전했다.

김선교 통합당 의원은 자신이 직접 겪은 서울 전세난을 얘기하며 정부의 부동산 대책을 비판했다. 김 의원은 "노모와 저, 배우자 그리고 출가한 자식의 재산까지 합쳐 재산 신고를 해보니 5억원 정도가 전부였다"며 "국회의원이 된 후 의정활동에 전념하기 위해 서울에 주거 공간을 알아보러 돌아다녀 봤지만 현실의 벽에 직면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전세금이 서민들이 내 집을 마련하는 사다리가 역할을 하는 것이 현실인데 민주당이 그 사다리를 걷어찼다”고 말했다.

임춘한 기자 choo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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