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가 안되는데 최저임금 올린들 무슨 소용이냐'

한국편의점주협의회 관계자들이 지난 2일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최저임금 삭감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아시아경제 김현민 기자]

[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너무너무 어려워요. 지금 최저임금 올릴 때가 아니예요. 코로나 때문에 매출이 절반도 안되요. 장사가 안되는데 최저임금을 올린들 무슨 소용이 있어요?"

김형순 소상공인연합회 서울 중구 지회장의 하소연이다. 김 지회장은 그러면서 "최저임금은 최소 동결됐어야 하는데 도로 올렸다. 자영업자들은 살아남기가 어려워 졌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최저임금을 심의·의결하는 사회적 대화 기구인 최저임금위원회가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9차 전원회의를 열어 내년도 최저임금을 시급 기준 8720원으로 의결했다. 이는 올해 최저임금(8590원)보다 130원(1.5%) 인상된 금액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로 경기침체가 심각한 상황을 반영해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인 2.7%보다 낮은 최저 인상율이지만 이 마저도 소상공인들과 자영업자들은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한국편의점주협의회도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편의점을 비롯한 영세 자영업자들은 그간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폐업이 속출하고 있다. 때문에, 한국편의점주협의회는 최저임금의 삭감을 간절히 촉구했다"면서 "편의점을 비롯한 영세 자영업자들이 처한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최저임금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협의회는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에다 코로나 19로 벼랑 끝에 서 있는 자영업자를 낭떠러지로 떠미는 격"이라면서 "잘못된 임금정책은 해를 거듭할수록 영세 자영업자들을 옥죄고 있다"고 주장했다.

명동에서 자영업을 하는 최형진(54)씨는 "심각한 상황이다. 명동은 매일매일 문닫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자영업자들 너무너무 어렵다"면서 "솔직히 일하는 사람 임금도 주기 힘든 상황인데 추가 고용은 생각하기도 어려운 형편이다. 최저임금에 대해 생각할 여유도 없다"고 말했다.

편의점을 운영하는 정진만(47)씨는 "지금 아르바이트 하는 사람도 내보내고, 영업시간도 줄이고 혼자 근근이 버텼는데 이젠 한계다"면서 "최저임금 인상은 진짜 현실을 모르는 사람들의 얘기다. 지금 최저임금을 인상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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