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백질 접히는 구조 포착.. 깔때기꼴 접힘설 입증

시간 분해 엑스선 산란법을 적용해 사이토크롬 단백질의 접힘 과정을 밝혀냈다. 이를 통해 이론적 모델로만 제시됐던 깔때기꼴 접힘 가설을 실험적으로 입증했다.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국내 연구진이 단백질이 접히는 과정을 분자 수준에서 규명하는데 성공했다. 단백질 구조 기반의 신약 개발에 기여할 기술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효철 한국과학기술원 화학과 교수의 연구팀은 단백질 접힘 경로에서의 단백질 구조 변화를 실시간으로 관측하는데 세계 최초로 성공해, 관련 논문이 국제 학술지인 미국 국립과학원회보에 실렸다고 9일 밝혔다.

연구팀은 단백질이 접히는 과정을 엑스선 펄스를 이용한 고속 연사 촬영기법을 통해 관찰했다. 단백질의 구조 변화를 연속으로 촬영해 일련의 단백질 접힘 과정을 분자 수준에서 밝혀내는데 성공했다.

단백질의 구조는 아미노산의 배열 순서로 결정되고 고유의 접힘 과정을 통해 고유의 구조를 갖는다. 하지만 잘못 접힐 경우 단백질이 정상적인 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 경우,알츠하이머, 광우병, 파킨슨병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단백질의 접힘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접히는 과정을 실시간 관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효철 교수(왼쪽부터), 이영민 교수, 김태우 연구원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사이토크롬 단백질의 접힘 과정을 3차원 구조 관점에서 규명했다. 연구팀은 기존 이론적으로 제시됐던, 극도로 다양한 풀림 구조들이 고유의 접힘 구조로 진행한다는 깔때기꼴 접힘 가설을 실험적으로 입증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주목할만한 것은 단백질의 구조 변화뿐만 아니라 접히는 과정의 속도가 기존에 알려진 보통의 지수함수 형태가 아니라 늘어진 지수함수 형태임을 밝혀낸 것이다. 연구팀은 "풀린 단백질에서 접힌 상태로 가는 경로가 매우 다양하다는 것을 실험적으로 알아낸 것"이라고 밝혔다.

제1 저자인 김태우 연구원은 "단백질 접힘은 3차원 단백질 구조가 만들어지는 가장 중요한 생명현상인데, 접힘 과정에 대한 이해는 단백질 구조기반 신약 개발의 기초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공동 교신저자로 참여한 KAIST 화학과 이영민 교수도 "단백질 접힘 이론 모형에 대한 실험적 검증은 이론 생물리학 관점에서 더욱 정확한 계산 방법 개발에 중요한 자산이 될 것"라고 강조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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