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뉴욕, 코로나 빗장 풀다 시위에 다시 잠가

흑인 사망사건 항의 시위 격화
한인사회 피해는 없지만
경제 정상화 발목잡나 우려

[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뉴욕시 브로드웨이 57번가. 백화점 노드스트롬 정문 주변에는 인부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31일 뉴욕 맨해튼 소재 트럼프 호텔앞을 경찰 차량이 에워싸고 있다. 하루전 이 호텔앞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에 항의하는 시위가 열렸다.

뉴욕시는 오는 8일부터 1단계 경제 정상화를 예고했지만 인부들은 매장의 정문을 목재로 완전히 막고 있었다. 개장 준비가 아닌 더욱 강력한 통제에 나선 것이다.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사건에 항의하는 시위가 미 전역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미국 경제의 심장인 뉴욕시도 긴장감이 고조된다. 전국적으로 약탈까지 벌어지는 상황에서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이날 뉴욕시 곳곳에서는 폐쇄된 상점이 적잖았다. 특히 명품매장이 즐비한 5번가는 거리 전체가 적막한 상태였다. 시위대의 약탈을 우려해 이날 영업을 하지 않은 것이다.

특히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등 서민이 느끼는 불안감이 크다. 이날 뉴욕의 유명 벼룩시장인 그린플리마켓에서 만난 교민 김지영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시장에 손님이 많이 줄었다"면서 "시위 사태가 확산될 경우 생업에 지장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지난달 31일 맨해튼 소재 노드스트롬 백화점에서 인부들이 정문을 나무로 막는 공사를 하고 있다.

뉴욕 트럼프타워에 대한 경비도 강화됐다. 센트럴 파크 관문인 콜럼버스 서클 인근 트럼프호텔 앞은 경찰 차량으로 가득했다. 하루 전 시위에선 트럼프타워 앞에서 경찰의 이동 명령을 거부한 시위대가 체포되기도 했다.

시위는 더욱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전날 워싱턴DC 집회에선 시위대와 백악관을 지키는 비밀경호국(SS) 직원이 충돌했고 백악관 인근 라파예트 공원이 불탔다. 연방정부 건물인 보훈처가 시위대에 의해 손상되는 일이 벌어졌다. 시위대는 백악관으로 향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외치며 "트럼프는 떠나야 한다"고 목청을 높이면서 "투표하라"고 외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대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시위 주도 세력을 '극우 좌파'로 몰아붙이며 '안티파'를 테러 조직으로 지정하겠다고 밝혔다. 안티파는 극우 파시스트에 반대하는 극좌파를 가리키는 용어이다. 그는 이어 트위터를 통해 '법과 질서'를 강조한 데 이어 시위대를 무정부주의자들(Anarchists)이라고 표현하며 민주당 소속 주지사와 시장들이 강경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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