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전 같은 野 반전 결과, 이번 총선에도 있을까

여론조사상 민주당 승리 가능성 높아
4년 전에는 새누리 압승 예측…뚜껑 열어보니 민주당 1석차 신승
"이번에도 결과 다를 수도"…여론조사 한계 지적
"안심번호로 정확도 올랐다" 반론도

제21대 국회의원선거를 하루 앞둔 14일 서울 강변역 인근에서 시민들이 한 후보의 거리유세를 바라보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투표일을 하루 앞둔 14일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더불어민주당의 여유있는 승리를 예측했다. 홍영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비례정당까지 합치면 과반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미래통합당이 어려운 상황인 건 사실"이라고 봤다. 각 당의 예측도 이에 벗어나지 않는다. 253개 지역구 중에서 민주당은 '130석+α'를, 미래통합당은 '100석 이하'를 전망했다.

2016년 총선 하루 전 상황과 비교하면 여야 판도는 정반대다. 당시 대부분의 여론조사기관에선 여당인 새누리당(현 미래통합당)의 과반 확보를 점쳤다. 민주당은 자체 분석결과 "비례대표를 포함해도 100석이 어렵다"고 걱정했다. 하지만 실제 결과는 민주당이 123석, 새누리당이 122석으로 모두의 예측을 뒤집었다. 야당을 중심으로 '실제 뚜껑은 열어봐야 안다'는 마지막 기대감이 나오는 근거다.

지금의 여론조사는 분명 지난 총선보다 개선된 점이 있다. 무엇보다 민심을 반영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로 지목된 집 전화 문제를 해결했다. 집 전화 조사만 가능했던 과거의 방식에서 벗어나 휴대전화에 가상번호를 부여하는 식으로, 휴대폰 조사가 가능해졌다. 선거결과에 영향이 큰 젊은층과 직장인들의 여론조사 참여가 더 수월해진 셈이다. 홍 소장은 "과거의 조사방법이 보수 정당에 과대대표된 측면이 있다면 이젠 집 전화가 10~40%, 휴대폰이 60~90%로 표본틀이 바뀌었다"며 "정확도를 더 높인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여론조사가 전체 민심을 장담하진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새로 도입한 휴대폰 조사의 비율을 얼마로 잡느냐에 따라 여론조사 결과가 들쑥날쑥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집 전화 비율이 높을수록 보수성향 유권자의 응답 비율이 커졌듯, 휴대폰 조사 비율이 높을수록 상대적으로 진보성향 유권자들의 응답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

비슷한 기간 여론조사를 했지만 유무선 비율에 따라 순위가 아예 뒤집힌 경우도 있다. 서울 동작을의 경우 유선전화 비율을 10%로 잡은 엠브레인퍼블릭의 여론조사(4월7일 조사)에선 이수진 민주당 후보(48%)가 나경원 미래통합당 후보를 13%포인트 차이로 이기는 것으로 드러났지만, 유선전화 비율을 31%로 높인 조원씨앤아이의 조사(4월4일~5일 조사)에선 나 후보가(44.1%)가 이 후보(40.9%)를 이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당 지지층들의 여론조사 과대표집 현상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김민전 경희대 교수는 "야당 지지자들은 여론조사에 잘 응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특히 샤이보수일수록 입을 닫는다"며 "역대 여론조사에서 여당이 더 높게 나타났던 이유"라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한번 전화를 끊으면 다시 전화하지 않는 우리나라의 여론조사 방식으론 무당층을 제대로 잡아낼 수 없다"며 "곧바로 전화를 받는 사람들은 확실한 지지층들이고 모두 투표장에 나올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총선의 경우 같은 지역구라 할지라도 동별로 지지성향이 크게 엇갈릴 수 있어 어느 동네 유권자가 응답했는가에 따라 여론조사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 500명 안팎의 표본조사로는 정확한 민심을 잡아내기 힘들다는 점도 여론조사의 근본적인 한계로 꼽힌다. 어느 한쪽의 절대적 우세가 아닌 경합 지역구가 많다는 점도 여론조사와 실제 투표결과가 다를 수 있다는 근거로 지적된다. 민주당은 70개 지역구를, 미래통합당은 50개 지역구를 투표함을 열어봐야 결과를 알 수 있는 접전 지역으로 보고 있다.

다만 그동안의 여론조사 추세나, 여론조사 깜깜이 기간 동안 야당의 막말 논란이 이슈가 된 점을 감안하면 여론조사대로 선거 결과가 나올 것이란 분석도 있다. 홍 소장은 "4년 전에는 새누리당이 친박마케팅 감별사 등 논란으로 하루에도 1~2%포인트씩 떨어졌지만 지금 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의 관계를 보면 거의 한달째 여야 공방전이 어느 한쪽으로 기울지 않고 팽팽하게 이어지고 있다"며 "4년 전과는 상황이 아예 다른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도 "지난 총선에 비해 이번엔 안철수, 박근혜 효과가 빠졌다"며 "범진보를 합하면 170석도 불가능하지 않다"고 전망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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