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30번 감염경로 미스터리…지역사회 우려 확산

지역사회 감염 본격화 우려…인과관계 오리무중
뒤늦게 치료 시작, 증상 악화 가능성도

16일 코로나19 29번 환자가 다녀간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병원 권역의료응급센터가 출입통제 조치를 내린 뒤 방역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김흥순 기자]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추가 확진자 가운데 감염원을 특정하기 어려운 환자들이 발생하면서 지역사회 감염이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16일 확진 판정을 받은 29번째(1938년생·한국인 남성), 30번째(1952년생·한국인 여성) 부부 환자의 구체적인 감염 경로가 이틀이 지난 18일 오전까지 드러나지 않아서다. 지역사회 감염은 방역당국의 관리 체계에 포함되지 않은 국민 가운데 환자가 발생하는 사례를 뜻한다. 자신이 감염된 사실조차 모르고 일상생활을 하다가 더 많은 이들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고, 뒤늦게 치료를 시작하기 때문에 증상이 악화될 가능성도 크다. 방역당국의 역학조사 범위가 워낙 방대해 인과관계가 오리무중으로 남을 수도 있다.

◆ 해외여행력 없이도 발병= 중앙방역대책본부가 이날 오전까지 파악한 29번 환자의 접촉자 수는 모두 114명이다.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내린 고려대 안암병원에서만 총 76명(의료진·직원 45명, 환자 31명)이 나왔다. 여기에 다른 질환의 치료를 위해 2016년부터 다녔던 서울 종로구 병원(강북서울외과의원·신중호 내과의원)과 약국(봄약국)에서 37명을 접촉했고, 나머지 1명은 30번째 확진자로 분류된 아내였다. 방역당국은 29번 환자가 지난 5일부터 기침·가래 등의 증상이 있다고 파악해 이날을 증상 발현일로 잡았다. 관련 규정에 따라 동선이나 접촉자 수는 하루 전인 4일부터 현재까지 일정을 중심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이 기간 다녀간 장소나 접촉자들 중에서 코로나19와 연관된 이들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발병 2주 전 동선까지 역학조사 범위를 확대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29번과 30번 환자 모두 해외여행력이 없고, 가족 중에서도 해외여행력이나 증상이 있는 사람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2주 정도 동선을 추가로 확인해 접촉자 가운데 해외여행을 다녀왔거나 유증상자가 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9번과 30번 환자의 감염원이나 감염경로에 대해 공동노출인지, 남편으로부터 아내가 전염이 된 것인지 등 다양한 가능성을 놓고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대구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31번째 환자(1959년생·한국인 여성)도 방역당국에 해외여행력이 없다고 진술해 추가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 "첫 지역감염, 아직은 아냐"= 29번과 30번 환자의 감염원 파악이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두 환자는 국내 첫 지역사회 감염 사례가 된다. 일본과 홍콩 등 이웃나라에서는 이처럼 감염원이나 전파 경로를 특정하지 못한 지역사회 감염 사례가 나왔고, 사망자도 발생했다. 국내 방역당국도 이 점을 의식하며 지역사회 전파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으나 아직 29번, 30번 환자의 사례를 단정하지는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정 본부장은 "두 사람의 2주 정도 동선을 추적하기 때문에 시간이 다소 걸리겠지만 감염원을 전혀 추정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은 아니다"며 "몇 가지 가능성을 놓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 즉각대응팀 한 팀이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고, 조사 범위가 넓어질 경우 역학조사관을 추가로 배치한다"면서 "서울시의 역학조사관, 보건소 담당자들과도 팀을 이뤄 지방자치단체와 공동으로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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