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드라마·뮤비·사진전에 유튜브까지' 이미지 변신 꾀하는 건설사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사진은 가장 큰 피사체에 시선이 집중됩니다. 그래서 저는 건설현장 속에 인간보다는 더 큰 기계들이 뷰파인더에 더 들어올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습니다. 결국 기계보다는 인간이 더 우선시되는, '휴먼파워'가 많이 느껴졌습니다."(공간사진작가 이원석)

지난 13일부터 4일간 서울 종로구 계동 현대건설 본사 로비엔 건설 현장에서 볼 법한 '비계'가 설치되는 이색적인 광경이 연출됐다. 비계는 건설 현장 등에서 높은 곳에서 일할 수 있도록 설치하는 임시가설물이지만, 이번엔 사람을 지탱하는 대신 사진을 걸었다. 이 이색적인 사진전의 주인공은 현대건설의 6곳 현장과, 현장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이었다.

이번 전시를 위해 현대건설과 협업한 이원석 작가는 약 3개월 간 현대건설이 시공 중인 '서울제물포로지하화', '힐스테이트 신촌', '김포고촌 물류시설', '부산항 신항 서컨테이너터미널', '세종-포천 고속도로', '힐스테이트 이진 베이시티' 등 현장을 수차례 방문했다. 현장 업무 시작부터 끝까지 임직원들과 함께 생활하며 현장 속 직원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그 결과물 중 30여점이 이 기간 계동 본사에 전시됐다.

이 작가는 현장의 웅장한 기계들에 더 눈이 갈 거라고 생각했지만, 결국엔 사람이 중심이었다고 했다. 전시된 30여점 작품 가운데서도 유독 현장 직원들이 모여 자연스럽게 웃고 있는 사진에 관람객들의 시선이 잡혔다. 이영주 문화홍보팀 팀장은 "건설산업, 그 중 현대건설이 기존에 깆고 있던 무겁고 딱딱한 이미지를 변화시키기 위해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며 "친근하고 공감 가는 이미지로 다가가기 위해 올해 사진전 외에도 다양한 활동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현대건설의 이같은 시도는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이번 사진전과 같은 '아티스트 컬래버레이션(Artist Collaboration)'은 이미 지난해 9월 래퍼 키썸과 협업한 뮤직비디오로 첫 선을 보인 바 있다. 2018년엔 건설업계 최초로 회사 4부작 웹드라마 '설레는 직딩청춘, 현대건썰'을 선보인 것도, 지난해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입사 4년차 현장 브이로그(V-log)' 등을 내보낸 것도 같은 맥락이다. 건설산업이 가지는 기존의 터프한 이미지를 벗고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현대건설 뿐만 아니라 국내 대형 건설사 대부분은 '이미지 변신'을 위해 노력 중이다. 대표적인 채널은 유튜브다. 독특한 유튜브 콘텐츠를 제작해 기업 마케팅을 하거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힘쓰고 있다. 대우건설이 푸르지오 입주자 모집 공고를 자율감각쾌락반응(ASMR) 형태로 읽어주는 콘텐츠를 선보인 것도, GS건설이 토크쇼 등의 형태를 통해 부동산 전문 지식과 생활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것도, HDC현대산업개발이 직원이 소개하는 견본주택 등 콘텐츠를 활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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