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수 농협금융 회장, 새해 첫 현장은 '인도'…글로벌경영 시동

합작사 설립 위해 인도行…해외 수익원 확대 팔걷어
인사에도 경영철학 반영…"저금리·저성장 시대 대응 그룹 포트폴리오 재편 절실"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인도 출장으로 새해 첫 행보를 시작했다. 인도 여신전문금융회사와의 합작사 설립을 위한 것으로 기반이 취약한 농협금융의 해외 수익원 확대를 위해 연초부터 글로벌 경영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 회장은 이날 인도 캐피탈사 키산 파이낸스와 지분 투자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인도 출장길에 올랐다.

키산 파이낸스는 인도 농업용 트랙터금융 특화 여전사다. 농협금융의 자회사인 NH농협캐피탈이 이 회사에 지분 투자한다. 농협캐피탈이 확보하는 지분은 약 30% 로 경영 참여가 가능한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농협금융이 농기계 할부금융 형태로 인도에 진출하면 농업과 금융을 연계한 농협금융만의 강점을 살릴 수 있다. 특히 농협캐피탈을 통해 현지 법인 설립 대신 합작사 형태로 나가 인도 현지 금융회사의 영업망을 그대로 활용하고 해외 사업 초기 투자 리스크를 줄일 수 있을 전망이다.

농협캐피탈이 2016년 중국 합작사에 이어 인도 합작사를 설립하면서 농협금융은 올해 다른 금융지주 대비 탄탄하지 못한 해외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장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김 회장은 이달 초 기자들과 만나 "올해 동남아 중심으로 조인트 벤처(JVㆍ합작사) 형태로 해외 진출을 모색하겠다"면서 "시작은 인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초 신년사를 통해서는 "수익센터로서 정체성과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 수익성, 건전성 간 조화로운 균형을 이루고 경영환경의 변화에 맞게 농협금융을 새롭게 설계해야 한다"며 "저금리ㆍ저성장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비이자이익ㆍ비은행부문ㆍ해외사업 확대 등 그룹 포트폴리오 재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농협금융은 현재 계열사 중 은행, 증권, 캐피탈 중심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했다. 은행은 미국, 중국, 베트남, 인도 외에도 캄보디아와 미얀마에 현지법인 형태로 각각 농협파이낸스캄보디아, 농협파이낸스미얀마를 설립해 서민층을 대상으로 한 소액 대부업인 마이크로파이낸스(MFI) 사업을 하고 있다.

증권은 미국, 영국, 중국, 홍콩, 싱가포르, 베트남, 인도네시아에 진출했다. 캐피탈도 2016년 중국 공소그룹(천진)국제융자리스유한공사에 약 30%의 지분을 투자, 합작사를 운영한 데 이어 이번에 인도 시장에도 진출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글로벌 사업 확대 의지는 인사에서도 드러난다. 지난해 은행의 글로벌사업부문을 담당한 손병환 상무가 연말 농협금융의 신임 부사장으로 선임됐다. 스마트금융부장, 기획실장, 농협미래경영연구소장 등을 거친 대표적인 기획 전략통인 손 부사장은 경영기획부문장을 맡으며 농협금융의 해외 시장, 디지털 강화 등 새 수익원 발굴에 힘쓸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농협금융이 2012년 출범한 만큼 해외 사업이 궤도에 올라가고 의미있는 수익을 내기 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농업자금 대출, 농기계 할부금융 등 농업과 금융을 연계한 농업 중심 금융의 강점을 살려 동남아를 중심으로 농협금융만의 특화 방식으로 해외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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